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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저금통 기부한 국밥집 아주머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충남 논산시청 주민생활지원과에 한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아주머니는 손에 들고 있던 플라스틱 돼지저금통을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직원이 이름을 물어보자 “밝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돼지저금통에는 동전 16만500원이 들어 있었다.

지춘희씨가 논산시청에 기증한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동전. [사진 논산시]

지춘희씨가 논산시청에 기증한 돼지저금통에서 나온 동전. [사진 논산시]

지씨는 돼지저금통 외에도 현금 50만원이 든 봉투를 내놓았다. 동전만으로는 이웃돕기 성금이 적을 것 같아 따로 현금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 아주머니는 논산시 논산읍 화지시장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지춘희씨로 알려졌다. 국밥집을 운영하면서 1년간 모은 동전을 시청에 맡겼다고 한다.

지씨는 지난해 여름에도 이웃돕기 성금 100만원을 논산시에 기탁했다. 화지시장에서 40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지씨는 매달 3만원씩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다. 이런 선행으로 ‘착한 가게’로 지정받기도 했다. 지씨가 파는 국밥 한 그릇은 3000원. 밥값이 없어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식당을 찾으면 공짜로 국밥을 제공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넉넉하지 않은 형편인데도 이웃을 생각하는 지씨의 선행에 감동을 받았다"며 “아주머니의 아름다운 뜻을 살려 성금을 뜻깊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논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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