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시 "韓美, 北 붕괴 시나리오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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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의 해결책은 6자회담을 통해 모색한다는 게 현재로선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주된 흐름이다.

그러나 미국 일부에선 여전히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없으니 한국과 미국은 우세한 공군력을 활용해 영변 핵시설 파괴는 물론 원산과 평양을 동시에 점령, 북한 붕괴 시나리오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1993~95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한 제임스 울시(사진)와 공군 3성 장군 출신인 토머스 맥러니는 4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제2 한국전'이란 제목의 공동 기고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 요약.

백악관은 지난주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환영할 만한 뉴스다. 그러나 북한 문제의 근본이 바뀌는 건 아니다. 김정일은 과거에도 다자회담과 양자회담에서 자신이 거짓말과 속임수의 대가임을 입증한 바 있다.

북한에 대한 군사력 사용 문제를 공론화하지 않는 것은 미국의 외교력과 워싱턴의 대중(對中)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고 북한 김정일 정권 교체를 위한 현실적인 군사력 동원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북한을 공격할 경우 영변 핵시설만을 폭격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영변을 파괴했다 하더라도 북한이 제2의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숨겨놓았을 수도 있다. 또 별도의 우라늄 농축 시설도 있을 것이다.

또 영변 핵시설만 제한적으로 폭격한다면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배치해놓은 장사정 야포로 서울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은 제한적 폭격이 아니라 제2의 한국전에서 승리할 시나리오를 수립해야 한다.

제2의 한국전은 공군력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미 해군이 태평양상에 배치해 놓은 항공모함과 한국의 공군력을 감안하면 하루 4천회의 전투.전폭기 출격이 가능하다. 이들이 정밀유도 폭탄을 사용하면 개전 초기에 북한 핵시설과 야포.미사일 기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라크 전쟁 당시 가공할 파괴력은 하루 8백회 출격만으로 달성된 것이다.

북한은 1만1천대의 야포가 있으며 절반은 전쟁 발발시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스텔스 전폭기와 정밀유도 폭탄에 취약하다. 한.미 연합군은 30~60일 내에 북한에 대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리처드 마이어 미 합참의장은 지난 7월 26일 미 상원에서 행한 증언을 통해 "전쟁 발발시 우리가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brent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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