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맞은 김진태 의원…지역구 학교 '국회의원 표창' 거부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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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온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지역구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

서울대학생들이 꼽은 '2016년 최악의 동문상'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이름이 오른 데 이어 지역구민들마저 김 의원이 주는 국회의원 표창장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친박단체가 주관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김진태 의원 홈페이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친박단체가 주관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김진태 의원 홈페이지]

3일 춘천시학부모연합회와 강원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춘천지역 전체 초ㆍ중ㆍ고교 74곳 중 20~30여 곳이 김 의원이 주는 표창을 거부하기로 했다.

촛불집회가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달 중순 춘천의 S초등학교 학부모회가 처음 제안해 다른 학교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S초등학교 학부모회는 "시민이 뽑은 국회의원에 대해 우리가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지금 시국에서 자랑스럽지 못한 국회의원이 주는 상을 받고 싶지 않다"고 수상 거부 운동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20일에는 춘천시학부모연합회 임원진회의에서 김 의원 표창장 거부에 관한 안건이 상정되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의 반대로 총회 안건으로 통과되진 않았지만 이후에도 개별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거부운동에 참여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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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표창은 학교 졸업식 때 학교측이 대상자를 선정해 해당 학생의 의사를 확인한 후 수상자를 결정한다.

수상 대상자를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전달하면 국회의원 명의의 표창장이 수여된다.

김 의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지역민들의 움직임에 당혹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친박단체들이 주관하는 각종 집회에 연사로 참석해 탄핵 반대 여론을 주도해왔다.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향해선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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