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젖먹일 힘으로…월드컵 9연속 본선 진출 이룰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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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들에 이어 지난해 10월 둘째 딸을 얻어 ‘분유 파워’까지 장착한 구자철이 한국 축구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선봉에 선다. [중앙포토]

첫째 아들에 이어 지난해 10월 둘째 딸을 얻어 ‘분유 파워’까지 장착한 구자철이 한국 축구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선봉에 선다. [중앙포토]

2017년 대한민국 스포츠는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야구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종목별 테스트 이벤트도 치러진다.

축구대표팀 미드필더의 각오
남은 5경기 3승 이상 해야 가능성
지난 우즈베크전 땐 다리 근육 파열
운동장에서 쓰러질 각오로 뛸 것

WBC 야구팀도 명예회복 별러
3월 6~10일 고척돔서 1라운드
김광현 등 주축 선수 이탈이 변수

지난주 만난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그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것이다. 힘들 때마다 아버지 말씀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공군 정비사였던 구자철의 부친 구광회(57)씨는 “국가대표 선수는 국가를 위해 모든 걸 바쳐야 한다”고 아들에게 수차례 당부했다. 성적 부진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 경질설까지 돌았던 축구 대표팀을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이끄는 게 구자철에게 주어진 임무다.

구자철은 지난해 11월1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2-1승) 후반 40분 천금 같은 역전 골을 터뜨렸다. 구자철은 종아리 통증을 참아가며 11.283㎞를 달렸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28·아우크스부르크)도 오른발 셋째 발가락이 부러진 상태에서 진통제를 맞고 뛰었다. 차두리(37) 축구대표팀 전력분석관은 “우리 선수들을 욕하면 나쁜 사람이다. 저런 몸으로 90분을 버텼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축구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기로에 서 있다. 최종예선 A조 초반 5경기 성적은 3승1무1패(승점 10점)로 선두 이란에 승점 1점 뒤진 2위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하려면 올해 5경기에서 4승1패 또는 3승2무를 기록해야 한다.

구자철은 “중국과의 6차전(3월23일·원정), 시리아와의 7차전(3월28일·홈)이 본선 직행의 분수령”이라면서 “두 경기를 모두 이겨 우즈베크와의 최종전(9월5일·원정)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다. 지난 2014년 아들을, 지난해 10월 딸을 얻은 구자철은 “둘째가 생긴 뒤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커졌다. 아이 분유값을 벌기 위해서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우리 가족, 나아가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뛰겠다”고 약속했다.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WBC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야구대표팀은 지난 2006년(4강)과 2009년(준우승) 미국·멕시코 등 세계 강호들을 꺾었지만 2013년 3회 대회에선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WBC 1라운드는 3월 6~10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려 야구 팬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 변수는 선수단 구성이다. 이용찬(두산)·김광현(SK)·강정호(피츠버그)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줄줄이 빠졌다. 추신수(텍사스)·김현수(볼티모어)·이대호(전 시애틀) 등 해외파 선수들의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다. 김인식 감독은 “2013년 1라운드에서 우리를 이겼던 네덜란드가 이번에도 가장 강하다. 네덜란드 출신 메이저리거들이 많이 참가할 것”이라며 “올해 만큼 대표팀 구성이 어려웠던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팀워크와 애국심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JTBC는 1라운드에 이어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라운드(3월 12~16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결선 라운드(3월 20~22일)를 생중계한다.

2~3월에는 내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에서 종목별 테스트 이벤트가 열린다. 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올림픽 경기 코스를 체험하기 위해 겨울 스포츠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국을 찾는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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