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백령도 등 서북도서에 배치된 낡은 해안포를 올해 말까지 모두 교체할 계획이라고 군 관계자가 1일 밝혔다.
현재 백령도에서 북한의 공기부양정 저지 임무를 맡고 있는 해안포는 M-46ㆍ47 전차에서 90㎜ 주포만 떼어내 고정식 포대로 개조한 것들이다. M-46ㆍ47 전차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냉전이 시작되자 미국이 옛 소련에 대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두 전차 모두 2차 세계대전 때 미 육군 기갑부대를 이끈 조지 패튼 장군의 이름을 따 ‘패튼(Patton)’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M-46 전차는 6ㆍ25 전쟁 때 사용됐고, M-47 전차는 1956년 우리 군에 도입됐다.
그런데 구식 전차로 만든 해안포는 사격통제장치가 없고, 방향전환도 수동으로 한다. 적을 발견하면 병사 한 명이 가로를 조정하고, 다른 한 명은 세로를 조정해 포신을 겨눈 뒤 남지 한 명이 포탄을 집어 넣고 쏘는 방식이다. 이 해안포로 최고 속도 50노트(약 시속 90km)인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잡는 걸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는 2013년 국감 때 지적된 사항이다.
하지만 전력증강 순위에서 번번이 밀려나면서 교체가 계속 뒤로 미뤄졌고, 이번에서야 예산을 받아 2.75인치(70㎜) 유도로켓 ‘비궁(匕弓)’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차량에 탑재해 사용하는 비궁은 적외선 영상 탐색기와 유도 조종장치 등을 달았다.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으로 목표물만 지정하면 발사 후 로켓이 스스로 목표물을 따라가 타격하기 때문에 북한의 공기부양정 킬러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