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위몸살…「20일간의 불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29 직선제 선언이 있기까지 지난 10일부터 전국 주요도시에서 벌어진 학생·시민들의 시외로 인해서 점가도 적지않은 「민주화의 댓가」를 치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시국불황」이 그것이다.
이는 경찰이 발포한 최루탄 때문에 서점들이 정상영업을 하지 못하고 잦은 철시를 해야했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서울의 경우 주요 대형 서점의 서적판매량은 10일이후 최근까지 평소보다 평균 15∼20% 줄어들었으며 최루탄 발포가 극심했던 날은 최고 60%까지 판매량이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국불황은 비단 서점뿐 아니라 백화점등 상가에도 적지않은 피해를 주었지만 서점은 ▲백화점등보다 1∼2시간 늦은 하오9∼10시까지 영업을 계속하기 때문에 주로 심야시외시간과 영업시간이 겹쳤고 ▲주고객층이 시위중심세력인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이라는 점등에서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었었다.
가장 피해가 심했던 서점은 이번 시외의 메카로 불렸던 명동부근에 자리잡은 을지서적으로 10일이후 일곱차례나 대낮에 문을 닫았으며 11일엔 평일보다 40%가량 판매량이 떨어졌다.
종로서적은 그동안 네차례 영업중단을 했으며, 6·29평화대행진의 날에는 50%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는 10일이후 세차례 조기철시를 했다. 6·29대회와 6·29대행진때는 특히 최루탄가스가 지하도로 스며들어 하오 3시에 문을 닫았다. 이에따라 교보문고의 10일과 11일 서적판매량이 각각 58%, 62%씩 떨어지는 「서점공황」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29일 민정당의 직선제개헌등 시국수습 8개항이 발표되자 서점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국수습을 위해서라면 좀더 타격을 입을 각오가 돼있었다』『앞으로는 최루탄가스가 자욱한 서점을 볼 수 없었으면 한다』『책방을 찾는 고객들의 얼굴이 밝아졌다』는 등의 전언이 있었다.<기형도기자>

<개점말썽 교보문고 6개도시서 문열어>
★…2년동안 개설문제를 놓고 지방서적상들과 줄다리기를 계속해 온 교보문고 지방지점들이 30일 상오 10시 대전·인천·전주·마산·부산·광주 등 6개 도시에서 일제히 오프됐다.
각 지점당 3백∼5백평매장에 8만∼12만종, 25만∼37만권의 도서를 취급하게 될 교보문고 지방지점들은 그러나 서련측과의 합의에 따라 월간지 15종과 초·중·고 학습서 일체는 판매하지 않는다.<양문길·교보문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