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CLS 350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크로스오바가 유행인 가운데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하는 벤츠가 새로운 개념의 4도어 쿠페 CLS클래스를 출시했다. CLS는 세단의 차체에 쿠페의 스타일링을 결합한 모델로 전면 분위기에서부터 스포티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모델이다.

부드럽게 때론 강하게

우선 차량의 모습을 살펴보면 L자로 디자인된 헤드램프가 날렵하고 강한 인상을 풍기며 동시에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위치한 벤츠의 앰블럼이 이 모델은 일단 세단과 차별화 되었음을 강조한다. 벤츠의 경우 세단에는 보네트 상단에 엠블럼을 장착하지만 스포티한 모델의 경우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유치시키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에 있어 가장 차별화된 부분은 루프를 가로질러 리어 글라스로 떨어지는 라인이다. 다분히 스포츠 쿠페와 유사하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일반 세단에서는 느낄수 없는 신선함이 살아난다. 최근 디자인 동향과 같이 측면 유리의 면적을 줄인것도 눈에 띈다. 스타일에서는 멋진 느낌이 크지만 개인적으로는 실내에서 답답한 느낌이 생기는 이유로 선호하지는 않는다.

실내에 들어서니 분위기는 E클래스와 같다. 차체 디자인으로 변경된 도어만 제외한다면 E클래스를 타고 있다는 생각을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운전석에 앉아 느껴지는 분위기도 그렇지만 센터페시아 및 각 컨트롤 버튼들의 위치 등도 같다. 따라서 E클래스의 운전자가 CLS를 운전한다면 분위기에서 큰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단, 사이드 미러가 다소 작아 사각지대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있다.

CLS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라면 뒷좌석. 스포츠 쿠페들의 경우 2도어가 기본이며 이로인해 뒷좌석 공간이 무척 협소한 것이 일반적이다. 차량이 큰 경우라해도 뒷좌석 문제는 어쩔수 없는 사항. CLS는 이 부분을 4도어로 해결했다. 도어가 추가되면서 공간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뒷좌석을 형식적인 공간에서 실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한 것이다. 단, 뒷좌석에 앉는 승객의 키가 180cm를 넘어가는 경우라면 헤드룸에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이는 쿠페의 디자인을 채용한 이유로 루프에서 트렁크리드까지 자연스레 떨어지는 라인으로 디자인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단의 뒷좌석 공간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쿠페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실용적이며 넉넉한 공간이라 하겠다. 좌석과 좌석 사이에는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개폐식 커버가 장착되어 소지품 등을 깔끔하게 수납시킬 수 있다.

시동키를 돌리자 SLK때 느꼈던 엔진 사운드가 전해져온다. 배기음은 SLK에 비해 조용하지만 저음으로 울리는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272마력의 V6엔진은 이미 SLK때 체감한 바가 있고 이 차에 장착된 7단자동변속기(7G-Tronic) 역시 경험한 바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CLS에 매칭되었을때의 퍼포먼스는 어떨까?

시승코스에 들어서 가속을 시도하자 짧은 기어비로 잦은 변속을 이루며 가속이 이뤄진다. 물론 벤츠 특유의 느낌을 전하며 가속이 이뤄지는 이유로 변속쇼크 등을 느끼기는 어렵다. CLS클래스 중에 막내격에 속하는 녀석이라고 하지만 가속 성능은 무척 쓸만하다. 정확히는 엔진과 미션의 조화가 뛰어나다.

CLS에 장착된 에어매틱 DC는 차고를 조절할수 있는 것은 물론 서스펜션의 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운전이라면 컴포트(Comfort), 스포티한 주행과 부드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스포츠 1(Sports 1), 박진감 있는 드라이빙을 선호한다면 스포츠2 모드로 변경만 하면 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다분히 벤츠가 전해주는 세단의 감각이 느껴진다. 만약 CLS를 운전하면서 컴포트 모드만 사용한다면 일반 세단과 차이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Sports 2 모드로 변경을 하면 허리를 통해 단단히 전해지는 맛이 다분히 유러피안 스포츠 세단의 느낌이다. 최근 유럽차들도 미국 시장을 고려한 만큼 부드러운 서스펜션 타입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Sports 2 모드로 전해지는 느낌이 반갑다.

굴곡이 심한 도로를 지나치면서 약한 롤이 발생하긴 하지만 서스펜션은 운전자의 신뢰를 유지시켜 준다. 거친 노면에서의 반응도 부드럽고 민첩하게 전해주기 때문에 노면상황을 인지하면서도 불쾌감 없는 드라이빙이 가능해지는 것도 매력.

기어를 메뉴얼 모드로 바꾸고 보다 적극적인 운전을 시도했다.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를 몇 차례 지났지만 약한 언더스티어만 느껴질뿐 오버스티어를 쉽게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CLS350은 245mm급 타이어를 앞뒤에 장착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시승차는 275mm급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에 코너링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그로 인해 노면에 대한 파워전달이 쉬워졌다. 하지만 3.5리터 엔진이라면 245mm급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드라이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75mm급 타이어는 시승차의 특성상 여러사람이 만나야 하고 운전자마다 드라이빙의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1차적인 안전장비 차원에서 장착해 놓은것이 아닐까 싶다.

2차적인 안전장치인 ESP는 반응속도가 적당한 편. 물론 넓어진 타이어로 인해 개입시기가 늦어진 것도 원인이지만 개입하는 포인트로 볼때 일반운전자가 실수를 하는 순간 잡아줄수 있도록 설정된 느낌이다. ESP가 꺼진 상황에서는 275mm급 타이어로도 리어의 흐름을 느낄수 있고 긴 차체인 만큼 움직임이 크게 느껴진다.

본격적으로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CLS의 성능을 즐겼다. 가속 페달을 통해 움직이는 느낌이나 댐퍼가 노면 상황을 제압하는 느낌이 만족스럽다. 핸들을 돌릴때마다 민첩하게 따라오는 차체도 마음에 들지만 엔진과 미션의 조합이 뛰어난 만큼 상당한 퍼포먼스를 체감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특히 에어매틱 DC는 가장 마음에 드는 파트다. 험한 노면에서 차체를 높일수도 있지만 그보다 댐퍼의 감쇄력도 마음에 들고 노면에 대한 대처능력이 빠르기 때문이다.

사실 기자가 이차를 처음 대할때 스포츠성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를 안했다고 시인한다. 하지만 시승을 마칠 무렵엔 스포츠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하는 실용적인 차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최고가 만들면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컴포트한 세단으로 혹은 스포츠카에 필적하는 능력을 가진차라는 점이 특히 자극적이다.

한국 시장도 최근 고성능 엔진을 장착한 중형차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많은 발전을 통해 다양한 오너들이 만족할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차를 만들어주기를 희망한다.

오토조인스 김기태PD [autojoins@joins.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