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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인라인 등 안전사고 예방법] 헬맷 꼭 착용 … 밝은색 옷 입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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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자전거.인라인 스케이트에서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까지 요즘 아이들은 바퀴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하지만 보호장구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달리는 차들 사이로 질주하는 모습은 보기에 여간 아슬아슬한 게 아니다.

특히 여름철은 바깥에서 노는 시간이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도 높아지는 계절.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단체인 '세이프키즈코리아(safekids.or.kr)' 임승지 책임연구원의 도움말로 안전하게 '바퀴'를 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헬멧 안 쓰고 타면 '법 위반'=아이에게 자전거.인라인 스케이트.킥보드.힐리스 등 바퀴 달린 놀이기구를 사줄 때는 헬멧과 무릎.팔꿈치보호대 등 보호장구도 반드시 함께 갖춰야 한다. 2001년 바퀴 달린 놀이기구를 타다 사망한 어린이 41명 중 70%가 머리를 다쳐 사망했다.

임연구원은 "헬멧을 착용하는 것만으로 뇌를 다칠 위험을 86%나 줄일 수 있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에도 만13세 이하 어린이가 바퀴 달린 놀이기구를 탈 때는 반드시 헬멧을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덥고 귀찮다는 이유로 헬멧을 쓰지 않는 아이가 많다. 세이프키즈코리아가 지난해 전국 초등학생 1천4백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헬멧 착용률이 18.1%에 불과했다.

오스트리아 42.9%, 캐나다 72%, 미국 62% 등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 쓰지 않는 이유는 '귀찮아서'(51.5%), '부모님이 사주지 않아서'(26.9%), '아무도 안 하니까'(19%)순이었다.

자녀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는 이유로 자녀의 몸 크기보다 큰 놀이기구를 사주는 것도 위험하다. 발에 헐렁한 인라인 스케이트나 힐리스를 타면 쉽게 넘어져 발목 골절의 위험이 크다.

자전거의 경우 안장에 앉아 발 끝이 땅에 닿아야 한다. 이는 위기상황일 때 발이 땅에 닿아야만 순간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킥보드는 발판에 올라섰을 때 손잡이가 아이의 가슴보다 높지 않도록 한다.

복장도 중요하다. 특히 야간에는 옷 색깔에 따라 운전자가 인식하는 거리는 최고 2배까지 차이가 난다.

일본 교통안전교육보급협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전자가 흰색 옷을 입은 아이는 자동차에서 42.9m 떨어진 곳에서 사람이라고 알아차리지만 검은색 옷을 입은 아이의 경우 18.8m까지 가까이 와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바퀴 달린 놀이기구를 탈 때는 ▶어두운 색의 옷▶치마.통이 넓은 바지▶끈이 길게 늘어지는 옷▶긴 목걸이▶슬리퍼나 굽이 높은 구두는 피하도록 한다.

◆"자전거도 면허증 따세요"=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전거 면허 시험은 세이프키즈코리아와 걷고 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몇몇 초등학교에서도 자체적으로 면허시험 제도를 운영하기도 한다.

세이프키즈코리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시행되는 필기시험에서는 교통표지판.자전거 기본구조.수신호 등 20문항이 출제된다. 70점 이상이면 합격.

필기시험 교재도 인터넷을 통해 출력할 수 있다.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노원.강서.용인 교통공원에서 월 1회 실시하는 실기시험은 S자 코스에서 지그재그 주행.언덕오르기.좌우 수신호 등의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자전거 면허증은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안전의식을 키워주는 효과가 크다. 영국.스웨덴 등에서는 방향을 바꾸거나 멈출 때 수신호를 해 자동차 운전자와 의사소통하도록 하는 교육을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하고 있다. 방향을 바꾸기 전에 가고자 하는 방향의 팔을 수평으로 쭉 뻗는다. 멈추기 전에는 왼쪽 손을 45도 아래로 뻗어준다.

이밖에 자동차 운전자가 백미러로 잘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으므로 자동차 옆을 지날 때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일러주고, 자전거를 타기 전에 타이어와 브레이크.체인 상태를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허억 실장은 "자전거는 단순한 놀이기구가 아니라 어린이 교통사고의 6~7%를 차지할 만큼 위험한 교통수단"이라며 "어린이들이 자전거 면허증을 따는 과정에서 이러한 위험성을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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