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밀고, 여당 버티고…미방위 '언론장악방지법' 처리 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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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미방위 회의실에서 전체회의에 불참한 신상진 위원장 등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판하고 있다. 국회 미방위는 새누리당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언론장악방지법 반대에 부딪혀 20대 국회 상임위 중 유일하게 한 차례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오종택 기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간사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미방위 회의실에서 전체회의에 불참한 신상진 위원장 등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판하고 있다. 국회 미방위는 새누리당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언론장악방지법 반대에 부딪혀 20대 국회 상임위 중 유일하게 한 차례도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오종택 기자

2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야당 의원들의 개회 요구는 여당 소속 위원장 등의 거부로 열리지 못했다. 미방위는 임시국회 회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미방위는 단 한 차례도 의사일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 방송법 등 108개 법안을 법안소위에 회부하고 KBSㆍEBS 결산승인 건 등을 다루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신상진(새누리당)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미방위는 그동안 새누리당 소속이던 김재경 의원이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하면서 야당 의원의 비율이 60%를 넘어 '패스트트랙(신속법안처리)'이 가능해졌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은 소위 '언론장악방지 패키지법'이다.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이다. 민주당ㆍ국민의당ㆍ정의당 등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62명이 공동 발의했다.

방송사마다 다른 이사수를 여야 7대6으로 통일하고 사장 선임시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것이 뼈대다. 현행법에서는 이사진의 과반이 찬성하면 사장 임명이 가능하다. 공영방송의 지배구조가 정부ㆍ여당 측의 눈치를 보도록 짜여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미방위 간사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언론장악방지법에 대해 새누리당이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신상진 위원장과 새누리당 박대출 간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미방위는 새누리당의 언론장악방지법 반대에 막혀 20대 국회 출범 이후 상임위 중 유일하게 법안심사소위를 1회도 개최하지 못했으며, 법안 처리 건수도 단 2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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