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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달려가고, 예산 따내고…청주공항 띄운 공무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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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충북도청 공항지원팀이 26일 도청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장연 팀장, 유건상 관광항공과장, 연종흠·권수빈 주무관. [사진 최종권 기자]

충북도청 공항지원팀이 26일 도청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장연 팀장, 유건상 관광항공과장, 연종흠·권수빈 주무관. [사진 최종권 기자]

2013년 12월 충북도청 공항지원팀은 중국 민항총국(CAAC)을 직접 찾아가 옌지(延吉)와 상하이(上海)·하얼빈(哈爾濱)·다롄(大連) 등 4개 국제노선 신규 취항을 제안했다. 청주공항 국제선 정기노선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국제선 신규 취항은 한·중 항공회담에서 결정되지만 충북도 차원에서 물밑 작업을 한 것이다. 2014년 초부터는 항공사 설득에도 나섰다. 이런 노력 결과 그해 4월 한·중 항공회담에서 청주공항에 중국행 4개 노선 취항이 이뤄졌다.

충북도 공항지원팀 오랜 노력 결실

충북도 공항지원팀은 ‘가망없다’던 청주 공항을 살린 1등 공신으로 꼽힌다. 현재 사무관을 팀장으로 팀원 3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공항지원팀 팀장을 맡았던 최응기 사무관(현 관광정책팀장)은 “팀장 발령을 받고 공항에 가보니 여객 청사가 텅 비어 있었다. 비도 새고 입점한 상가는 다 빠져나갔다. 버스 기사들은 손님이 없어 인근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누워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청주공항은 당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지역민들은 “국제공항을 짓고도 활용못한다”고 비난했다.

최 팀장이 이끄는 공항지원팀은 국제노선 신설과 청사보수, 새 계류장 건설 등 공항기반 다지기에 힘을 썼다. 대형항공기의 착륙이 가능하도록 활주로 갓길 포장 예산을 확보하고 120시간 무비자 환승 공항 지정도 받아냈다. 최 사무관은 “항공사·국토부 등 찾아가는 곳마다 청주공항은 가망이 없다고 했다”며 "오기가 생겨 새벽 2시 공항업무 담당자 집을 찾아가 지원을 요청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연간 이용객 수가 200만명을 넘으면서 비행기 이착륙 시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2235m 길이 평행유도로 건설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공항지원팀은 직원이 새로 오면 600페이지 분량의 업무 현황을 일주일 만에 외우도록 하고 시험도 본다. 덕분에 팀원들은 항공전문용어와 관제소 운영 지침까지 훤히 꽤 뚫고 있다. 이장연 공항지원팀장은 “전문지식 없이는 예산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라며 “청주공항을 팀에선 ‘우리 공항’이라 부른다. 우리 공항의 흑자 전환 소식이 자식이 잘된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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