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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 노아 자베드라 "온몸으로 그를 표현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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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잘생긴 배우가 누구지?”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 에곤 쉴레(1890~1918)의 삶을 그린 ‘에곤 쉴레:욕망이 그린 그림’(12월 22일 개봉, 디터 베르너 감독, 이하 ‘에곤 쉴레’)를 본 이들이 한 번쯤 검색해 봤을 이름이 있다. 바로 주인공 쉴레를 연기한 배우 노아 자베드라. 연기 경험은 없지만 디터 베르너 감독의 믿음으로 캐스팅된 노아 자베드라는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연기로 쉴레와 그의 예술혼을 스크린에 재탄생시켰다. magazine M이 서면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티캐스트]

[사진 티캐스트]

‘에곤 쉴레’는 28세에 요절한 화가 쉴레와 그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네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스트리아 작가 힐데 베르거(70)의 소설 『죽음과 소녀:에곤 쉴레와 여자들』(국내 미출간)이 원작이다. 이 영화에는 쉴레의 뮤즈 네 명이 모두 등장한다.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여동생 게르티 쉴레(마레지 리크너)와 예술의 자유성을 느끼게 해 준 댄서 모아 만두(라리사 브라이드바흐), 영혼의 반쪽 발리 노이질(발레리 파흐너), 인생의 마지막 동반자 에디트 하름스(마리 융) 등이다.

사실 쉴레가 예술계 전반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기에, 영화화가 결정된 순간부터 ‘과연 누가 쉴레의 섬세한 예술혼을 연기하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오디션 끝에 쉴레 역을 꿰찬 이는 패션 모델 출신의 신예 자베드라. 연기 경험이라곤 몇 편의 연극 출연과 ‘007 스펙터’(2015, 샘 멘데스 감독)에서 스노보더 역할로 잠깐 등장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베르너 감독은 “자베드라는 쉴레가 가진 마성의 매력과 에너지를 모두 지니고 있었다”며 그를 발탁했다. 자베드라는 캐스팅 직후부터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약 2년간 ‘쉴레가 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 사이 독일 베를린의 명문 에른스트 부슈 연극예술학교(연기 전공)에 합격했고, 그림 그리는 장면들을 직접 소화해 내기 위해 두 학기 동안 미술 아카데미에 다녔다. 자베드라는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베르너 감독이 내 연기를 보고 ‘쉴레처럼 예술적 천재성이 보인다’고 했다. 그 말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최대한 그를 이해하고, 내 안에 받아들이고자 했다. 그의 삶을 정말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쉴레는 20세기 초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장 도발적인 예술가였다. 그의 작품을 두고 ‘예술이냐, 외설이냐’ 하는 논란이 불거졌을 정도다. 그는 그림을 ‘자신이 유일하게 움켜쥘 수 있는 세상’이라 여겼고, 종종 죽음과 삶에 관한 질문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또한 모델이 지닌 어두운 면과 상처를 작품에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에로티시즘과 무상(無常)으로 점철된 쉴레의 예술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자베드라는 파격적인 전라 노출도 마다하지 않았다. “쉴레의 그림이 독특한 건, (그림 속 인물의) 포즈가 비범하다는 점이다. 모델에게 특이한 포즈를 요구하고, 화가인 그 자신도 똑같은 포즈를 취한 채 그림을 그렸다고 하더라. 쉴레가 그러했듯, 나도 몸짓으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많이 고민했다.” 자베드라의 말이다.

‘에곤 쉴레’를 보면 조각처럼 잘생긴 자베드라의 외모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비범한 인물을 세심하게 표현한 연기력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자베드라는 “에른스트 부슈 연극예술학교에서 계속 연기 공부를 할 것”이라며 “아직은 배우보다 학생에 더 가깝다. 이제 시작”이라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자베드라는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국 팬들의 관심이 정말 기쁘고 고맙다. 앞으로 계속 환영받을 수 있는 연기를 보여 주겠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사진=티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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