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남편 둔 25세 연하 아내가 유산 '0원' 받은 이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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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백만장자 남편이 사망한 후 25살 연하의 아내는 유산을 상속받으려 했지만, 단 한푼도 그녀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25살 차이의 부부 마르셀 앙푸(Marcel Amphoux), 산드린 데비야르(Sandrine Devillard)의 사연에 대해 보도했다. 2011년 9월 당시 67세 노총각 앙푸는 42세였던 데비야르와 마을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앙푸는 프랑스 남부 알프스 시골 마을에서 홀로 살아온 백만장자였다. 퓌-생-피에르 마을 세르 슈발리에 스키 리조트 인근에 방대한 농토를 소유하고 있었다.

앙푸는 물도 전기도 없는 허름한 집에서 살아 '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런 그에게 5년 전 파리의 부동산 중개인이자 가수인 데비야르가 등장했고, 둘은 결혼에 성공했다.

두 사람의 결합은 프랑스 전역의 화제였다. TV쇼에선 돈 많은 시골 야수와 아름다운 도시 여성의 결혼을 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결혼 당시 마을 주민들은 두 사람의 결혼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주민들은 데비야르가 앙푸의 재산을 가로채려고 결혼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혼 생활은 초반부터 삐걱였다. 파리에서의 짧은 신혼 여행 후 데비야르는 앙푸가 원래 살던 시골에서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앙푸는 어쩔 수 없이 원래 살던 집으로 혼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신혼부터 별거 생활을 했고 연락도 매우 드물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푸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내가 어떤 상황에서 결혼했는지 모르겠다. 모든 것을 잃을까 두렵다"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비야르는 "앙푸는 중세시대에 사는 것 같다. 나는 정말 파리지앵이다. 파리에 살고 있지만 최대한 남편에게 들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결혼은 축복에서 이내 의혹투성이로 바뀌었다.

그러다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결혼한 지 약 1년이 지난 2012년 11월 28일 앙푸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안개가 짙게 낀 날 산골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계곡으로 추락했다.

당시 운전자는 크게 다쳤고 뒷좌석에 앉아 있던 앙푸는 사망했다. 앙푸 옆에 앉은 다른 여성은 경상에 그쳤다. 그 여성이 앙푸를 소개시켜 준 사람이었고 운전자 역시 데비야르의 친구라는 점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운전한 여성은 살인 혐의로 기소됐지만 후에 무혐의로 석방됐다.

장례식에서의 태도도 문제가 됐다. 성 페테르 교회에서 장례식을 집전한 목사는 "데비야르가 사람의 주검이 아니라 대차대조표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앙푸의 장례식에 참석해 애도했던 모든 마을 주민들은 데비야르에게 증오심을 품었다.

데비야르는 남편이 죽은 뒤 유산을 상속받으려 했다. 그는 앙푸의 유일한 법적 상속인으로 모든 재산을 물려받을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데비야르는 "남편의 토지 안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들을 쫓아내고 새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다. 앙푸가 남겨 놓은 짧은 메모에 "내 땅 안에 사는 모든 세입자들에게 땅을 나눠주겠다. 몇몇 건물과 현금은 사촌에게 상속하겠다"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종이는 오래된 듯 누렇게 변색된 상태였다.

데비야르는 남편의 글씨체가 아니라며 항의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앙푸의 변호인 장-미셸 콜망은 "앙푸의 글씨를 봤던 모든 사람들이 글씨체가 일치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내게 명백히 아내에게는 전혀 유산을 남기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고 맞섰다.

데비야르는 "이건 오염된 진실이다. 의도적으로 재산을 가로채려고 하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정은 데비야르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각했다. 그녀에게는 한 푼의 유산도 돌아가지 않았다.

이병채 인턴기자 lee.byung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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