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시위열기…도심마비|전철역서 투석전…한때 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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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밤중까지 돌·화염병에 최루탄이 날았다.
「강행」과 「저지」가 격돌한 10일 서울·부산·대구·광주·인천·마산등 주요도시에서는 어두워질수록 시위가 열기를 더해 심야까지 몸싸움·숨바꼭질시위·투석전·최루탄세례로 도심이 한때 마비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대학생 5백여명이 전동차운행을 방해하고, 전철역을 점거, 경찰과 충돌하는 바람에 경부선철도와 수도권전철의 운행이 40여분간 중단됐으며 시위군중들이 도심 고가도로를 점거해 2시간40분동안 도심차량통행이 막히기도 했다.
시민들은 학생들의 시위에 예상외로 큰 호응을 보여 주목을 끌었으며 특히 하오6시에는 도심을 지나는 대부분의 차량듣이 20여분동안이나 경적을 울려 큰 반응을 보였다.
◇전동차·전철역점거=10일 하오4시45분쫌 수도권 전철 신리문역에서 경희대·외대생 5백여명이 의정부발 인천행 제295호 전동차(기관사 천정웅·44)를 점거, 무단승차한채 남영역까지 승차시위를 벌인뒤 하오5시32분부터 남영역구내에서 저지하는 경찰과 30여분간 투석전을 벌였다.
이시위로 경부선열차와 수도권전철의 운행이 하오6시13분까지 40여분동안 중단됐다.
기관사 천씨에 따르면 전동차가 신리문역에 도착하는 순간 각목등을 든 학생3명이 선로로 뛰어내려 가로막고 5분여동안 출발을 못하게 하는사이 학생5백여명이 올라타 승차시위를 시작했다는 것.
학생들은 승객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청량리·제기·동대문역등에 정차할 때마다 구호를 외치며 승·하차 승객들에게 시위동참을 권유했으며 전동차가 남영역에서 경찰의 제지로 서자 모두 내려 철로의 돌을 주워 던지며 경찰에 맞섰다.
학생들은 경찰의 최루탄에 밀려 철길을 따라 달아나다 3백여명이 특급열차를 강제로 세운뒤 올라 탔으나 기관사가 운행을 거부하자 열차에서 내려 흩어졌다.
◇고가도로 점거=10일 하오7시쯤 회현동일대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학생중 4백여명이 회현고가도로를 점거, 보도블록을 깨 투석전을 벌이는등 하오9시40여분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명동∼남대문시장 뒷길간의 교통이 2시간40여분 가량 완전마비됐다.
또 하오8시25분쯤 청계4가 바다극장위 3·1고가도로 위에서 시위를 구경하던 시민 20여명이 경찰의 무차별 최루탄사격에 항의, 경찰을 향해 돌·빈병을 던지며 한때 시위에 가담하기도 했다.
◇경척시위=10일하오 6시정각 서울시청·민추협·명동성당등에서 옥외스피커를 통해 애국가가 울려 나오는 것과 때를 맞춰 광화문·신세계앞·퇴계로·명동입구등 도심을 지나던 자가용·택시·버스등 차량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시위를 시작했다.
20여분간 경적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연도에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고 환성을 올리기도 했으며 광화문 4거리에서는 경찰이 경적을 울리는 차량들을 종합청사쪽으로 가지못하게 막고 구 국제극장앞쪽에서 되돌리도록 유도했다.
경찰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최루탄을 쏘기도 했다.
◇공공기관 피습=전주시청은 시위군중의 투석으로 전면 유리창이 대부분 깨어졌고 서울이문2동파출소는 외대학생들의 화염병투척으로 숙직실 일부가 타고 유리창이 부서졌다.
서울 봉천·만리동·퇴계로2가·충무로5가·남대문로5가·충무로2가 파출소와 부산보수1동·보수2동, 부평1동·인천부평공단·청천, 대구동인3가, 전주금암·고사동파출소등 모두 15곳 파출소가 화염병·투석공격으로 유리창이 깨졌고 서울충무로 5가 교통초소는 화염병투척으로 전소됐다.
또 부산에서는 민정당제1지구당사와 KBS방송국이 투석으로 유리창이 깨졌고 마산서도 민정당지구당사가 화염병 투척으로 2층 사무실벽등이 일부 탔다.
시위군중들은 경찰차량등에도 화염병과 돌을 던져 전주소방서 지휘차량 봉고1대, 전주금암파출소 사이카 2대, 마산동부서 방범순찰차량 1대, 수송버스1대, 창원KBS방송국 보도차량 포니Ⅱ1대가 전소되는등 피해가 났다.
◇철야시위=10일 하오7시10분쯤 서울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신부·수녀와 신도등 1천여명이 『더 이상 못속겠다. 거짓정권 물러가라』고 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시위를 시작, 철야한뒤 11일 상오까지 투석시위를 계속했다.
이들은 10일하오9시쯤 퇴계로쪽에서 밀려난 대학생1천여명과 합류, 2천여명이 성당진입로 두군데에 상가문짝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의 최루탄에 맞서 화염병·돌을 던지는등 밤새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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