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표준 유전체, 네이처도 호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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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뚝이 2016 ③ 경제

생명공학(BT) 기업 마크로젠의 회장인 서울대의대 서정선(64·사진) 교수에게 2016년은 특별히 의미있는 한 해다. 이미 한국 유전자학의 대부로 불리는 거물이지만, 지난 10월 초 한국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기술적으로 최고 정밀도를 갖춘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를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사람의 유전체 정보는 200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로 첫 해독 결과가 나왔지만, 그 후에도 기술적 한계로 일부 읽지 못한 ‘공백’이 남아 있었다. 서 회장이 이끄는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마크로젠은 기존의 인간 표준 유전체(게놈·인간의 모든 유전 정보)에 있던 190개의 공백 중 105개(55%)를 밝혀냈으며, 특히 한국인 유전체 서열을 거의 완벽하게 분석했다. 서 회장의 성과는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유전자학 대부 서정선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도 서 회장의 성과에 호평을 했다. 네이처는 “이번에 발표된 한국인 표준 유전체는 현존하는 유전체 중 가장 완벽한 표준 유전체이며, 동시에 인종 특이적인 최초의 표준 유전체”라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인 표준 유전체로 미래 정밀의학에 사용할 수 있는 의학용 표준 유전체”라고 평가했다.

서 회장은 서울대의대에서 생화학과교실을 이끌던 1997년 마크로젠을 설립했다. 2000년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마크로젠은 이제 한국과 미국·일본 등에 4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서 회장은 현재 아시아인 10만 명에 대한 유전체 정보분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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