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FAN, 프로미라이프, 초코파이…결합과 혁신으로 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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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계속되는 불황과 사회·정치적 불안으로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고 유용한 정보와 거짓 정보를 귀신같이 가려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 김종립)은 20일 ‘2016년 올해의 주목받은 신상품’ 10개를 발표하면서 "홍보 마케터들이 제공하는 정보·프로모션 기법의 영향력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기업에 지금까지와 다른 전략적 마케팅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KMAC가 간파한 올해 신상품 키워드는 ‘RAISE’(표 참조)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선택을 받은 신상품의 특징은 소비자가 추가 지출 없이 새로움과 파격을 느낄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심리적 만족감을 키워라

같은 가격이라도 부가 가치를 더해 ‘심리적 만족감’을 키워야만 통했다. 저렴함은 물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좋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만족감까지 줄 수 있어야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대리기사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제공한 ‘카카오드라이버(카카오)’, 쿠션팩트의 장점인 가벼움은 유지하면서 커버력을 올린 ‘미샤 디 오리지널 텐션 팩트(에이블씨엔씨)’, 남성 피부 관리의 여러 단계를 하나의 상품으로 대신한 ‘아이오페 맨 올데이 퍼펙트 올인원(아모레퍼시픽)’이 이런 트렌드를 보여주는 제품으로 꼽혔다.

익숙함 속에 변화를 더하라

오랫동안 시장 우위를 점해온 장수상품도 고객 충성도만 믿고 있을 수 없는 시대다. ‘국민간식’ 초코파이가 고유의 특징인 ‘동그란 모양’과 가운데 ‘마시멜로’는 유지하면서 바나나 맛으로 변화를 준 ‘초코파이 情 바나나(오리온)’를 내놓아 홈런을 쳤다. 친숙한 요구르트와 젤리를 결합해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준 ‘요구르트 젤리(세븐일레븐)’도 이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결합으로 일군 혁신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새로운 발명은 어려워졌고, 단순 모방으로는 높아진 소비자의 기대치를 채울 수 없었다. 즉, 기존 혁신의 개념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다른 분야의 요소들을 한 곳에 결합시켜 각 요소의 합보다 더 큰(1+1 > 2) 시너지를 창출하는 ‘결합혁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했다. 현금거래와 모바일 금융을 결합한 ‘Liiv(KB국민은행)’가 그중 하나다. 간편결제를 기반으로 편리한 금융서비스와 다양한 혜택을 더해 생활편의를 높인 ‘신한 FAN(앱카드)(신한카드)’도 주목받았다.

허를 찌르는 창조적 파괴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이 상품과 서비스에 녹아 들며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일이 잦은 한해였다. 소비자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상품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창조적인 파괴를 통해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기존 시장의 ‘룰’을 재설정하는 경향이다. ‘프로미라이프 참좋은가족건강보험1607(동부화재)’는 “보험에 들고 (보험 쓸 일 없이) 건강하면 손해”라는 고정 관념을 깼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입자의 건강상태를 미리 파악해 맞춤 보험료를 제공하면서다. ‘LG PC 그램 15’, ‘스마트 밸런스 모션데스크 & 모션베드(일룸)’도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혁신적인 상품으로 평가됐다.

1인 가구가 소비의 ‘주류’

1인 가구의 수가 500만이다. 4인 가구가 아닌 1인 가구가 소비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할 날이 매우 가까워졌다는 관측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2016년형 프라우드 S(대유위니아)’, 전자레인지로 30초만 데우면 먹을 수 있는 ‘동원간편구이(동원산업)’가 그 시작일 수 있다.

요구르트 젤리 등 10개 상품 선정
올해 신상품 키워드는 ‘RAISE’
같은 값으로 새로움과 파격 추구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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