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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유족, '진품'이라는 검찰 수사 결과 반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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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1924∼2015) 화백의 그림 `미인도`.

천경자(1924∼2015) 화백의 그림 `미인도`.

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이 '미인도'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그림이 진품이라는 검찰 수사결과와 반대로 진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유족 측 공동변호인단은 20일 발표한 자료에서 "'미인도'의 원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는 사실이 진품이라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오종해 중앙정보부 대구 분실장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미인도'를 선물했고, 따라서 그림이 진품이라는 검찰의 입장에 대해, 그 이야기는 생전 천 화백도 얘기한 적이 있다며 '오씨가 천 화백의 그림을 가져간 적은 있지만 진품 논란이 있는 '미인도'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중앙정보부장의 몰수 재산 가운데 가짜 골동품이나 그림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천 화백의 작품 표구를 많이 한 동산방 화랑의 화선지와 액자로 표구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문제의 그림 액자를 동산방에서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동산방 화랑 대표가 그림을 천 화백이 가져왔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가져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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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눈으로 관찰되지 않는 압인선이 확인됐고, 값비싼 석채 안료를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송곳 같은 도구로 본을 뜨는 것은 동양화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암석에서 추출하는 석채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안료는 누구나 쓸 수 있어서 아무런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프랑스 감정단의 과학적인 분석 결과를 검찰이 완전히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시행한 과학 검사는 프랑스 감정단의 검사 기술보다 뒤처진 기술이라고 도 했다.

정재숙 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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