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훨씬 젊어졌다|검찰 대폭인사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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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종철군 고문경관 축소조작·은폐사건으로 앞당겨진 이번 검찰인사의 특징은 ▲검사장급이상 검찰간부 전원에 대한 대폭이동 ▲검찰총장보다 고시선배인 3명의 수평이동 ▲사시출신 4명의 검사장급승진 ▲3개 고검장의 13회 승진 ▲일선 지검장에 고시 14∼16회가 주류를 이뤄 젊어졌다는 점등이다.
이종남검찰총장(고시12회)의 고시선배인 11회의 김량균서울고검장(광주고검장)·이병근대검 공판송무부장(수원지검장)·김주한대검감찰부장(대검 총무부장)등 3명이 전보된 것은 갑작스런 대폭 인사이기 때문에 가급적 인사폭을 줄여 충격과 부작용을 극소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이들이 승진없이 수평이동된채 13회가 대거 고검장으로 승진한 것도 음미해볼만하다.
검사장급 이상의 고시13회 9명이 이번인사로 법무차관(한영석)·대검차장(최상엽)과 3개고검장등 고검장급 7자리중 5자리나 독점, 경찰주요 요직을 차지한 것은「13회 장관·총장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는 전주곡.
줄곧 13회의 선두주자이던 정구영서울지검장이 광주고검장으로 발령된 것은 박군사건에 따른 문책성격이지만 검찰내부에서는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검찰의 꽃이라 불리는 서울지검장에 14회의 김두희검찰국장이 발탁된 것은 예상됐던 인사. 김검사장의 탁월한 업무처리능력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일찍부터 「서울지검장감」으로 손꼽혀 왔다.
전국 12개 일선 지검장중 9개 지검장을 고시 14∼16희가 차지해 전보다 훨씬 젊어진 셈.
검사장으로 승진된 8명은 고시 마지막회인 16회와 사시출신이 각각4명씩 차지했다.
서울지검 1, 2, 3차장과 부산지검 1, 2차장, 대구지검차장, 인천지검차장, 서울북부지청 차장등 8자리를 모두 차장들이 독점, 재경지청장이 전원 발탁된 것도 이변.
사시출신으로는 그동안 정경식(1회)·박철언(8회)검사장등 2명이 있었으나 이번에 1회 3명, 2회 1명등 4명이 합류함으로써 사시검사장시대가 열린 셈이다.
특히 사시2회의 정성진북부지청차장이 유일하게 검사장에 승진한 것도 이번 인사의 하이라이트다.

<권 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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