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자살 파문] 北 조문단 보낼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북한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망과 관련, 서울에 조문단을 파견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 이종관(李鐘寬)부장은 4일 밤 기자와의 국제통화에서 "금강산 현지에 머물고 있는 북한 금강산관광총회사(사장 방종삼) 측 관계자들에게 오늘 오전 鄭회장의 사망 사실을 알린 뒤 조문 의사를 타진했다"면서 "북측은 '우리도 평양에서 조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李부장은 또 "북측에 鄭회장의 유해를 금강산에 모실 수 있는지를 문의했으며, 북측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인차(조속히) 답을 주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금강산 현지의 북측 관계자들은 鄭회장의 사망 사실을 전해 들은 뒤 "뜻밖이다. 지난번 금강산에 왔을 때 일이 잘돼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셨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일을 당하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李부장은 전했다.

금강산 현지에는 4일 예정대로 현대 설봉호 편으로 금강산에 도착한 관광객 4백56명을 포함해 관광객 1천여명이 머물고 있으며 현대 직원 2백명이 근무 중이다.

李부장은 "설봉호 편으로 영정 사진과 현수막.조화(弔花)가 도착해 밤 늦게 온정각 휴게소에 분향소를 마련했다"며 "5일 오전부터 북측 관계자와 현지직원.관광객을 상대로 조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2001년 3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 장례식 때 鄭명예회장 사망 다음날인 23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명의로 조전(弔電)을 전해 왔으며, 24일에는 송호경 아태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정주영 명예회장 장례식 때 조문단을 파견했던 전례에 비춰 조만간 조문단 파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鄭회장의 유지(遺志)인 금강산 장례식이 성사되기 위해선 정부의 '유해반출 승인'절차가 남아 있는데, 아직까지 승인된 전례가 없어 정부는 고심하고 있다.

이영종.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