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경비행기 붉은광장 불시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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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련이 28일 수도 모스크바의 방공망에 구멍이 뚫리는 것도 알아채지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비행금지구역인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앞 붉은광장에 이날하오7시3O분쯤(현지시각)정체불명의 세스나 경비행기 1대가 유유히 착륙, 깜짝 놀란 소련당국은 즉각 이 세스나기와 조종사를 연행한후 일체의 발표를 미루고있다.
ABM(탄도탄요격미사일)시스팀으로 보호되는 세계유일의 도시로 각종 지대공미사일로 방공망을 구축하고있는 모스크바시는 물론, 소련국경지대의 영공을 이 경비행기가 어떻게 몰래 뚫고들어갈수 있었는지 의문시되고 있으나 초음속비행기도 잡아낼수 있다던 소련의 레이다망도 저공비행하는 경비행기는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문제의 세스나기는 서독함부르크비행클럽의 마크를 달고 있었는데 이 클럽의 한관계자에 따르면 이 4인승세스나 172B기는 3주간북유럽여행을 하겠다는「마티아스·루스트」(19)라는청년에게 지난 19일 임대된것이라고.
함부르크 비행클럽관계자들은 이 비행기가 붉은광장의 성바실 성당앞에 착륙하기전에 3바퀴나 여유있게 선회비행을 했으며 젊은 여자가 함께타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말로 미루어 사고로 인한 불시착이 아니라 조종사의 젊은 객기에서 이같은 장난(?)을 벌인것같다고 말했다.
문제의 세스나기는 6시간반동안 1천3백km를 논스톱 비행할수 있어 헬싱키에서 모스크바까지의 9백km는 무난히 날아갈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사건으로 소련 방공사령부 관계자들의 대대적인 인책사임이 뒤따를 것으로 전해겼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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