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을|판촉전 "화끈"|새상품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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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월말인데도 낮으로는 한여름날씨 못지 않다. 벌써부터 일부지역은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보이기도 한다. 아직까지는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 에어컨·선풍기등을 집안에서 쓰기에는 철이 이르지만 올여름이 예년에 비해 유난히 길고 무더우리라는 중앙기상대의 장기예보도 있고보면 시원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기전에 여름용품들을 마련하는게 좋을성싶다. 이미 가전3사등 여름용 가전제품메이커들은 치열한 판촉경쟁에 돌입했고 이와함께 여름용 의류·청량음료메이커들간에도 시장쟁탈전이 열기를 더해가고있다. 새로 나온 여름상품을 중심으로 가격및 특징·시장동향등을 알아본다.

<대형을 찾는 추세>

<냉장고>
냉장고가 주요재산목록에 끼는 때도 있었지만 요즘 웬만한 가정치고 냉장고 없는 집은 보기 힘들다. 냉장고보급률이 전국 평균80%선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새로운 수요층을 개척하기 보다는 기능이 좋아지고 전기료가 덜먹히는 신형냉장고를 내놓아, 갖고있는 구형과 바꾸도록 유도하는 판매전략을 짜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l백40만대 3천7백10억원어치의 냉장고를 팔았는데 올해에는 1백45만대에 4천3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있다. 댓수에 비해 매출규모를 엄청나게 늘려잡은 것은 소비자들이 과거 소형위주에서 점차 대형을 찾고있기 때문. 실제로 종전에는 2백ℓ급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2백40ℓ이상짜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상인들의 얘기다.
이와함께 올림픽특수를 겨냥한 숙박업소의 증가추세에 따라 60ℓ급의 소형냉장고도 상당수 팔려나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냉장고는 시중에 나와있는 모델이 다양해 가격 또한 천차만별인데 가정용으로 쓰이는 2백ℓ짜리는 35만원선, 2백40ℓ는 38만원선, 2백50ℓ는 42만원선에서 살수있다.
가전3사는 올해 냉장실의 공간을 늘린 신제품을 각각 내놓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특선냉장고」, 금성사는 「싱싱고」, 대우 전자는 「투투」라는 이름으로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최근 당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냉장고를 포함한 일부 가전제품의 특소세를 인하하겠다고 발표한뒤 가격내리기를 기다리는 경향이 있어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판매실적은 상당히 저조한 실정이다.

<에어컨>
일반가정에서 에어컨1대를 들여놓자면 최저 36만원(4평형)에서 79만원이상(9평형) 드는 관계로 지금까지의 보급률은 5∼6%의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절전형이라 하더라도 하루3시간 가동에 전기요금이 월4만원정도 드는등 유지비가 비싼게 흠.

<「분리형」이 주종>
지난해까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창문부착형」이 많이 팔렸으나 올해는 다소 비싸긴 하지만 절전형에 소음이 적고 디자인이 좋은 「분리형」이 가정용 룸에어컨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새로 나온 분리형에는 반도체가 들어 있어 자동으로 과냉방지·풍향조절등을 해주는등 기능이 다향화 됐다.
업계는 올해 에어컨 보급률을 8%선으로 높여 잡고 있는데 룸에어컨 11만대, 대형에어컨 2만3천여대등 1천억원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선풍기>
보급률이 1백%를 넘어선 선풍기는 한겨울에 생산, 5∼8월사이에 물량이 바닥나는 대표적 여름용상품. 업계는 올해 2백만대 6백억원의 매출목표를 잡고 있다.
가전3사에 비하면 중소기업인셈인 신일산업이 전체시장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가전3사가 오히려 추격을 벌이고 있는 실정. 메이커마다 20여종씩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기능이 엇비슷해 기능보다는 디자인·색상등 패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가격은 1만∼5만원선으로 선택의 폭이 다양한 편인데 일반가정에서 많이 찾는 14인치짜리는 3만2천∼4만8천원선. 최근에는 1만원선의 높이 30cm미만 6인치짜리 초미니 선풍기와 1만7천∼2만원짜리도 개인용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4천억놓고 가열>

<청량음료>
연간 4천억원규모의 시장을 놓고 코카4사(두산식품·범양식품·호남식품·우성식품)와 해태음료·롯데칠성·동아식품등 7개메이커가 각축을 벌여온 청량음료업계에 제일제당·태평양화학·일화등이 가세, 춘추전국시대를 맞고있다.
특히 콜라와 사이다시장에서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수있는 코카4사(코카콜라와 킨사이다) 와 롯데칠성(펩시콜라와 칠성사이다)의 판촉전이 치열하다.
현재 콜라시장은 코카와 펩시가 87대13정도의 비율로 나누어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해태음료마저 해태콜라로 이 틈바구니에 끼어들어 3파전의 양상을 띠게 됐다.
반면 사이다시장은 칠성과 킨사이다가 70대15정도로 롯데칠성이 단연 앞서 있고 나머지는 해태음료의 세븐업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써니텐(해태), 오란C(동아식품), 환타(코카4사)등 과즙및 향음료의 도전도 만만치않은 실정.
이와함께 「헬스펀치」로 스포츠드링크유 시장을 독점해왔던 해태음료에 최근 제일제당이 「게토레이」로, 코카콜라메이커인 한국음료가 「아쿠아리스」로, 태평양화학이 「솔라펀치」로 각각 참여한데다가 동아식품도 「포카리스위트」로 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춰 이쪽 시장도 판매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또 가향음료시장도 일화의 「맥콜」에 이어 태평양화학이 「맥향C」로 도전장을 내놓은 상태.

<물세탁제품 인기>

<의류>
직장인을 위한 여름철 남성옷으로 인기를 모으고있는 「울빨래(워셔블)신사복」시장에서도 기성복제조업체들간의 시장쟁탈전이 불똥을 튀기고 있다.
현재 물빨래신사복시장에는 삼성물산(버킹검·소사이어티), 제일모직(갤럭시), 럭키금성상사(반도), 캠브리지(캠브리지), 코오롱(맨스타), 복흥사(장피엘), 화일상사(선워드)등이 7파전을 펴고 있는데 작년부터 쌍방울(인터매조)과 논노(로데)마저 참여,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물빨래신사복은 지난85년 시제품이 선보인후 날이 갈수록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어 업계는 올여름을 「성숙기」로 보고있다.
시장규모도 지금은 2백억원규모로 대규모는 아니지만 앞으로 계속 커질 전망.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가격차가 있는데 올해 나온 제품은 9만5천∼13만9천원선.
그러나 지난해 재고품을 이들 메이커들의 상설매장에서 살경우 이보다는 20∼30% 싼가격에 살수 있는 이점도 있는데 모든 사이즈가 다 갖춰지지 않은 불편은 있다.
물세탁신사복은 세탁후 다림질이 필요없는데 세탁할때는 반드시 손빨래를 해야하며 손으로 쥐어짜거나 세탁기에 돌리면 못쓰게 되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이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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