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 점토로 조물조물…만들며 감탄하는 미니어처의 매력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갑자기 세상의 모든 사물이 손톱 만큼 작아진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고개를 들어 한참 올려 봐야 했던 고층 빌딩이 손바닥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줄어들면 어떨까요? 그런 세상이라면 붓을 들고 내 마음대로 거리를 색칠할 수 있겠죠. 원하는 건물 몇 채쯤이야 점토·나무 등으로 금방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꿈 같은 이야기가 미니어처의 세상 속에선 언제든 가능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들이 전문가를 만나 미니어처 만들기의 매력 속에 푹 빠져봤습니다.

요즘 심시티·타이니팜·마이펫빌리지 같은 모바일 게임이 인기입니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직접 원하는 집을 짓고, 도시를 만들고, 농장을 일굴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이런 활동을 현실에서 하는 건 불가능할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미니어처’의 세계에서라면 가능하거든요. 점토·종이·물감 등 몇 가지 재료만 있으면 손톱 크기의 음식부터 손바닥만 한 가구,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아담한 집과 빌딩까지 뚝딱 만들 수 있죠.

미니어처의 세계

지난 11일, 고은(용인 풍천초 5)·김유진(용인 수지초 4) 학생기자가 미니어처 세상에 성큼 발을 내디뎠습니다. 사실 김 학생기자는 미술학원에서 미니어처로 나만의 공부방을 만들어본 적이 있답니다. 반면 고 학생기자는 평소 큰 관심은 없던 터라 취재 전 “만들기 너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며 걱정했죠. 하지만 취재 후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앞으로도 미니어처를 계속 만들고 싶어요. 미니어처 작품을 계속 보다 보면 그 속에서 벌어질 재밌는 일들이 상상 되네요.”(고은)

“친구들이 왜 미니어처 만들기에 열광하는지 알겠어요. 미니어처를 만들다 보면 작고 귀여운 세상에 여행 다녀온 느낌이 들어요!”(김유진)

꼭 소인국을 여행하고 온 걸리버의 소감을 듣는 것 같죠? 이들을 미니어처의 세계로 인도한 ‘메모꽂이’ 만들기를 소개합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흐르도록 장식하는 것이 포인트죠. 작업은 총 5단계예요. 미니어처 공예가인 장미영 작가가 학생기자들의 길잡이가 됐죠.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미술시간이 두려운 ‘곰 손’들도 걱정 말고 따라오세요.

①  재료 소개

모데나점토, 천사점토, 목공용 본드, 철사, 리본끈, 마스킹 테이프, 비즈 구슬, 아크릴(혹은 수채)물감, 하드보드지, 붓, 이쑤시개, 세공봉, 핀셋, 메모꽂이 집게, 색연필, 쿠킹랩 상자, 자, 철사, 초록색 모루, 미니어처 접시, 글루건, 니퍼

두 학생기자의 눈앞엔 많은 재료들이 놓여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미니어처 제작 필수품인 점토였죠. 장 작가는 “미니어처 제작용 점토가 따로 있다”며 ‘모데나점토’를 소개했는데요. 탄력성이 좋고 굳었을 때 가루가 생기지 않는다는 게 장점입니다. ‘천사점토’란 귀여운 이름의 점토도 있었습니다.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 때문에 쿠키나 빵 등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죠. 이밖에도 세공봉(한쪽 끝에 날카로운 바늘이 달린 봉), 핀셋 등은 정교한 작업에 꼭 필요한 도구들입니다. 세공봉은 점토에 무늬나 구멍을 낼 때 사용하고, 핀셋은 점토를 옮기거나 바닥에 고정시킬 때 사용하죠.

크리스마스 메모꽂이 만들기에 도전한 고은·김유진 학생기자와 이들을 지도한 장미영 작가(왼쪽부터).

크리스마스 메모꽂이 만들기에 도전한 고은·김유진 학생기자와 이들을 지도한 장미영
작가(왼쪽부터).

② 종이 메모꽂이 만들기

1  칼로 하드보드지를 잘라 8×4.5㎝ 크기의 종이 5장을 만든다.  2 같은 방법으로 8×3㎝ 크기의 종이 1장을 만든다.  3 목공용 본드로 8×4.5㎝ 크기 종이 5장을 모두 붙인다.  4 직육면체가 된 ③의 옆면에 ②를 세워 붙인다. 완성된 모양을 옆에서 보면 받침이 두꺼운 ‘ㄴ’이 된다.  5 송곳으로 ④의 받침에 구멍을 뚫어 메모꽂이 집게의 봉을 집어넣는다.  6 원하는 색상의 물감으로 메모꽂이 받침을 색칠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종이 메모꽂이 만들기입니다. 하드보드지만으로도 시중에서 파는 것 만큼 가볍고 튼튼한 메모꽂이를 만들 수 있죠. 단, 송곳·칼 등 날카로운 도구들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어른의 도움의 받아야 합니다.

③ 쿠키 만들기

색연필로 모데나점토를 평평하게 민다. 이때 점토의 두께는 1~2㎜ 정도가 되게 한다.  2 모양틀을 이용해 점토에 쿠키 모양을 낸다. 틀 안에서 점토가 잘 빠지지 않을 경우 붓을 이용해 살살 꺼낸다.  3 실온에서 10분 정도 점토를 말린다.  4 (오른손잡이의 경우)왼손에는 핀셋을, 오른손에는 이쑤시개를 잡는다. 핀셋으로 점토를 바닥에 고정시키고, 이쑤시개로 원하는 색상의 물감을 찍어 점토 위에 펴 바른다.  5 물감이 마를 때까지 실온에서 10분 정도 말린다.

일반 쿠키의 50분의 1정도 크기의 미니어처 쿠키를 만들어봤습니다. 이때 모양틀은 쿠킹랩 상자에 붙어 있는 알루미늄 커터를 떼어내 만들면 되는데요. 장 작가는 “커터를 접어 하트·동그라미·별 등 원하는 모양틀을 만든 다음, 홈이 없는 미끈한 부분으로 점토 위에 찍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점토 색칠은 두 학생기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작업 중 하나였죠. 점토의 크기가 너무 작은데다 핀셋에서 점토가 자꾸 빠져나와 이리저리 움직인 탓입니다. 장 작가는 “처음부터 너무 작은 작품을 만들기보단 큰 작품부터 완성시키며 차츰 크기를 줄여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④ 케이크 만들기

천사점토로 케이크의 시트를 만든다. 점토를 양손으로 굴려 공처럼 만든 다음, 자를 이용해 위·아래를 평평하게 눌러주면 된다.  2 케이크에 올릴 토핑을 만들 차례. 빨간색 물감과 목공용 본드를 섞은 다음, 이를 모데나점토와 섞는다. 점토와 물감이 충분히 섞이면 점토를 조금 떼어낸 다음, 이를 양손으로 굴려 빨간색 공 2개를 만든다. 같은 방법으로 초록색 공을 2개 만든다. 초록색 공에는 세공봉으로 나뭇잎의 잎맥을 그려 넣는다.  3 목공용 본드로 ②를 케이크 시트 위에 붙인다. 위치는 자유롭게 정한다.  4 3㎜ 정도 굵기의 리본끈으로 케이크 시트 밑부분을 둘러 장식한다.  5 케이크의 받침을 만든다. 3.5×3.5㎝ 크기의 하드보드지에 금색 물감을 칠한 뒤 충분히 말리면 완성된다.  6 케이크 받침 위에 목공용 본드를 바른 후, ④의 케이크를 붙여 마무리한다.

이번엔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미니어처 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손으로 천사 점토를 주무르던 김 학생기자가 갑자기 당황했어요. 마시멜로처럼 하얗던 점토가 금세 얼룩덜룩해졌기 때문입니다. 장 작가는 “점토를 만질 때는 반드시 손을 미리 씻을 것”을 당부했죠. ②에서 물감에 본드를 섞는 것이 의아한 친구들도 많을 텐데요. 장 작가는 “물감에 본드를 넣으면 색감이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이를 점토와 섞으면 점토에서 반짝반짝 윤이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⑤ 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

1 니퍼로 철사를 45㎝ 길이로 자른 후, 이를 2~3번 감아 지름 4㎝의 원을 만든다. 2 ①위에 20㎝ 길이의 초록색 모루 두 개를 감는다. 철사가 보이지 않도록 꼼꼼히 감는다. 3 리스를 꾸밀 장식을 만들 차례. 미니어처 케이크의 토핑과 같은 방법으로 빨간색 공 7~8개를 만든다. 리본끈으로는 장식용 리본을 만든다. 4 목공용 본드로 리스 위에 ③을 붙인다. 공예용 비즈를 붙여 꾸며도 좋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대문에 꽃이나 나뭇가지 등으로 꾸며진 동그란 모양의 장식품을 내거는 집이 많죠. 이를 크리스마스 리스라고 합니다. 장 작가는 “리스의 리본 묶기나 철사를 니퍼로 자르는 작업이 어렵다면 어른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전했습니다.

⑥ 메모꽂이 장식하기

1 목공용 본드로 메모꽂이의 받침 위에 미니어처 케이크를 붙인다.  2 시중에서 판매하는 미니어처 접시 위에 목공용 본드로 미니어처 쿠키를 붙인다. 그런 다음 접시 바닥에 목공용 본드를 발라 접시를 메모꽂이 받침 위에 붙인다. 3 메모꽂이 집게의 봉 위에는 글루건으로 크리스마스 리스를 붙인다. ‘메리 크리스마스’ 등의 문구를 프린트한 다음 오려 붙여도 좋다.

이제 미니어처 장식들로 메모꽂이를 마무리할 차례입니다. 장 작가는 “소개된 방법을 따라해도 좋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메모꽂이를 꾸며도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학생기자들의 미니어처 스토리텔링

여러분은 여러분이 만든 미니어처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으면 하나요? 고은·김유진 학생기자가 장 작가의 작품을 보고 상상한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고은 학생기자  “저는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자취생입니다. 제 부엌을 소개할게요. 수납공간이 무척 많죠? 직접 만든 소스, 아끼는 그릇, 어렵게 구한 향신료 등 요리에 필요한 재료가 이곳에 모두 들어 있어요.”

김유진 학생기자  “오늘은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야외에 나가 캠핑을 했어요. 저녁이 되니 출출해져 바비큐 파티를 열었죠. 친구는 그릴에 고기를 구웠고 저는 옆에서 라면을 끓였어요. 먹어보니 역시 꿀맛이에요.”

장미영 작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CG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2013년 갤러리아이엠 ‘봄날의 소품전’을 시작으로 미니어처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 종이문화예술작품공모대전 은상을 수상했고, 2015년 글로벌 창의콘텐츠크리에이터 공모전에 당선됐습니다. 현재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한 한국의 음식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소개 중입니다.

글=이연경 프리랜서 기자 sojoo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소년중앙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ojoong.joins.com/>
<소년중앙 구독신청링크
http://goo.gl/forms/HeEzNyljVa5zYNGF2>

로우틴을 위한 주간 신문 '소년중앙 weekly'
구독신청 02-2108-3441
소년중앙 PDF 보기 goo.gl/I2HLMq
온라인 소년중앙 sojoong.joins.com
소년중앙 유튜브 채널 goo.gl/wIQcM4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