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위생을 팝니다"|「1회용 상품」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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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현대는 1회용품시대. 우리나라에도 1회용 제품산업이 최근 번창하고있다.
너무나 익숙해져 1회용이라 불리는 것조차 어색한 나무젓가락·볼펜·가스라이터를 비롯해 손수건·양말·팬티등 몸에 걸치는것, 그리고 컵라면·술잔·음료수캔·쿠킹호일둥 각종 음식료용기, 비누·샴푸·치약·칫솔등 세면도구일체, 주사기·수술가운·환자복등 의료용구까지 날로 대상이 늘어나고 다양해지고있다.

<기발난 새상품 속출>
그위에 아이디어 상품이라하여 기발한 것도 많다. 손을 더럽히지 않고 구두를 닦을 수 있는 1백원짜리 1회용 구두약,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컬러사진을 찍을수 있는 1회용카메라등 날이 갈수록 신제품이 쏟아져나온다.
생활 곳곳을 파고드는 이들 상품들이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크게 「편리함」과 「위생적」 이라는 두가지 점에 기인한다.
복잡하고 골치아픈 생활속에서 이들 간편하고 손쉽게 구할수 있는 1회용상품들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단 편하고 보자는 요즘 사람들의 생리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종이컵 연20억개 팔려>
컵라면 하나만 하더라도 한달에 3천여만개가까이 팔려나가고 있다. 아기용 1회용 기저귀는 연간 시장규모가 2백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자판기용 종이컵은 1년에 20억개나 소비되고 있는실정.
그러나 이들 상품의 범람속에 얄팍한 장삿속이 끼여들어 소비자들을 골탕먹이는 경우도 적지않다.
대표적인 것이 비닐우산. 1개 5백원 하는 이 우산은 펼치면서부터 우산꼭지까지 빠져버리는 경우가 흔하며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어도 우산살이 뚝뚝 부러져나가 한번도 제대로 못쓰는 반회용상품에 불과한 실정.
1회용 칫솔의 경우도 너무 부실하게 만들어 솔이 빠져 이빨새에 끼는 경우도 많다고 소비자들은 불평한다.
가장 위생적이어야 할 주사기의 경우 영세업제품은 오히려 비위생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무균·무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생산공장에서 만든 1회용주사기는 침절단면이 불량·불결해 다른병균을 옮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식당에서 사용하는 물수건을 보자. 한번 쏜 물수건을 세탁·소독후 다시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이 엉터리여서 비녈 봉지를 뜯었을 때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흔히있다.
이처럼 제품자체가 갖는 헛점외에 1회용 상품의 범람은 사회적으로 몇가지 역작용을 낳고 있다.
우선 자원낭비적인 측면이 있다. 대개의 1회용 상품들은 한번 쓰고 버리기엔 양이 너무 많다. 예컨대 1회용치약 5mg은 네사람이 사용가능하며 면도기와 칫솔은 최소한 다섯번은 쓸수 있다.
미용전문가들에 의하면 샴푸와 비누 1회정량은 3∼5g인데 시중의 1회용상품들은 그보다 3∼5배가량 많은 양이라고 지적한다.

<설탕은 20%버려져>
또 다방용 설탕의 경우 1년에 5억개정도 소비되는데 이중 20%는 버려진다고한다.
부존자원이 빈약해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우리 실정에 비추어 지나친 물자낭비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자원낭비와 더불어 발생하는 것이 쓰레기문제. 주택가주변과 등산로 곳곳마다 쌓인 종이컵·비닐봉지·음료수캔등 쓰레기더미들은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땅에 묻어도 잘 썩지 않고 불에 태우면 매연을 내뿜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등장한다.
생활의 편리성·보편성도 좋지만 그에따른 문제점을 없애는 노력이 아쉽다. <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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