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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2만원이면 한라산 가겠습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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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동안 무료였던 한라산 입장료를 2만원대로, 2000원(성인)인 성산일출봉 입장료를 1만원대로 물리는 방안이 나왔다. 입장료를 현실화해 방문객 수를 조절하고 입장료 수입으로 제주 자연을 보전하자는 취지지만 찬반 논란도 예상된다.

전문가 그룹 제주도에 유료화 권고
“방문객 수 줄여 자연 보호하자”
성산일출봉 입장료도 1만원 제안
도민 의견수렴 뒤 내년 하반기 추진

제주도 환경·관광전문가 26명의 협치기구인 워킹그룹은 15일 ‘도내 관광지 입장료 현실화 방안’을 제주도에 권고했다. 입장료는 2011년 기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지구 40곳의 평균 입장료가 2만4000원인 점을 고려했다. 제주도는 워킹그룹 권고에 따라 방침을 확정해 내년 하반기부터 입장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최종 입장료 결정은 주민 의견 수렴, 조례 개정, 환경부 협의 등을 거치게 된다. 입장료의 일부는 환경보전기금으로 적립해 관광지 환경개선 등에 쓸 예정이다.

한라산과 성산일출봉은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자연훼손과 환경오염 문제가 심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한라산 탐방객은 2011년 108만9300여 명에서 2015년 125만5700여 명으로 4년 새 15.2% 증가했다. 성산일출봉은 2011년 245만5000여 명에서 2015년 301만300여 명으로 22.6% 늘었다.

한라산 등반에 2만원의 요금을 받으면 관광객·산악동호인 등의 반발도 예상된다. 성산일출봉 인근 상인들은 탐방객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한다.

이계희 경희대 관광학과 교수는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도 너무 높은 입장료를 물리면 국민 저항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처음부터 고가 정책을 펴기보다 관광객들이 수긍할 수 있게 단계적으로 입장료를 올리거나, 1회 입장료가 아닌 ‘1년 패스’ 등의 대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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