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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손가정 5가구에 한집꼴|「30년간의 한국가족구조 변천」연구 인구보건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흔히 피부로 느끼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가족구조는 이제 완전히 핵가족형태로 정착됐고 결손가정(편모 또는 편부 가정) 및 여성 가구주도 급증하고 있어 이에 따른 사화적인 처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구보건연구원 공세권실장팀이 분석한 지난 30년간의 한국가족구조 변천 연구에 따르면 85년말 현재 우리나라 가구당 가족수는 4·3명으로 분석됐다.
60년대에 5·6명, 70년대에 5명선이었던 가구당 가족수는 80년에 들어 4·7명을 기록한 이후 급격히 감소됐고 이러한 양상은 도시지역보다 농촌지역에서 훨씬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동안 농촌지역의 가족수 변천을 보면 60년대의5·8명, 70년대의 5·5명선에서 80년 4·9명, 85년 4·3명으로 이제 가족수의 도시·농촌간 차는 거의 없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가족구조면에서도 마찬가지.
60년대에 4가정당 1가정꼴이었던 3세대이상 대가족구성비율이 70년대에는 5가정당 1가정꼴로, 최근에는 7가정당 1가정꼴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여 전형적인 핵가족형태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사회대 고영복 교수(사회학)는 『최근들어 농업이나 소규모 상공업등의 자
영업보다 봉급생활자 수가 늘어난 것과 개인주의적 가치관의 팽배, 가정기능의 축소 약화 등의 요인이 이 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하고 이와 함께 이혼·독신가정의 급증추세도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그런데 고교수의 지적은 실제분석에서 뚜렷이 나타나고있다.
66년에 12·5%로 8가정 중 1가정이었던 결손가정은 75년 15·7%, 80년 17·5%였다가 85년에는 드디어 20%를 넘어서 현재 최소한 5가정 중 1가정은 결손가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말하자면 전국가구 중 약2백만가구가 한쪽 배우자가 없는 가정이라는 얘기다.
독신가정의 증가추세는 훨씬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66년 전체가구의 3·4%에 불과했던 독신가구주는 75년 5·6%, 80년 6·3%를 거쳐 85년 8·9%에 달해 조만간 열집 중 한집은 혼자 사는 가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신가정의 양적인 증가추세를 보면 66년 16만가구에서 75년 37만가구, 80년 50만가구로 완만한 증가를 보이다가 85년까지 5년사이에 36만명이 늘어난 86만가구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편 여성가구주의 증가추세도 서구형태로 옮아가고 있는 상태.
66년 전체의 12%, 75년 12·8%로 8분의1에 불과하던 여성가구주 비율이 80년 (14·7%) 을 기점으로 급증해 최근에는 6분의1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구주의 연령이 노령 및 연소화로 양분되고 중장년층의 가구주 비율이 줄어드는 것도 최근 가족 구성변화의 특징중 하나.
고 교수는 『최근의 가족 구성 변화 자체를 예전으로 환원시키기는 힘든 것이므로 핵가족화로 이행되는 가운데에도 아직까지 친지간 교류·유대가 서양보다 강한 우리네풍습을 유지하는 것이 핵가족화에 따른 정신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또 독신 등 소가족·노령화 가구를 위한 주택 및 복지대책을 서둘러야한다는 것도 함께 지적했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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