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요인 너무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4월이후 국내 물가가 급속히 오르는 현상은 충분히 경계할만하다.
올해 1·4분기까지 안정되어 온 국내물가가 이처럼 빨리 변한 것은 주로 수입물가가 많이 오른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잠재적 불안요인은 수입물가 말고도 여러 곳에서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미리부터 대응할 채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물가와 관련해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수입물가와 연결되는 환율의 움직임과 물자공급상의 애로, 그리고 국내수요 관리가 될 것이다.
지금 문제되고 있는 수입 물가는 특히 물량 확보와 가격조건에서 모두 상당한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
홍급애로는 수출을 중심으로한 경기확산이 원자재와 부품 애로를 가속화시키는 측면이다.
생산과 가동률의 증대로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자재난은 점차 내수산업에까지 파급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수출과 내수간의 균형과 자원배분이 중요한 고비에 다다른 느낌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통제와 간섭이 아닌 정책의 신축적인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수입물가의 또 하나의 변수인 환율문제는 달러와 엔화에 대한 원화의 평가설정 문제이나 이는 균형점올 찾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의 무역구조가 너무 편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물가의 급등이 대일 자재 수입에서 선도되고 있는 만큼 원화 환율 운용에서도 다소간 탄력을 가지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
다만 환율을 수입물가 측면만 보고 단기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본말의 전도이므로 결코 바랍직하지 않다.
때문에 공급애로는 환율 중심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수입선 다원화나 수입물량 확대를 근간으로 대응하는 쪽이 나을 것이다.
총수요 관리에서는 공급측면 보다 더 어려운 사정이 많아 보인다.
우선 지난해 이후 계속되고 있는 과잉 유동성이 가장 어려운 난관이다.
지금까지는 강력한 통화조절로 약간 누그러져 있으나 국제수지 개선에 따르는 해외부문 통화가 계속 압박요인이 될 것이고 부실정리나 농어촌 사채정리도 계속 큰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의 두드러진 변화로 금융자산 선호가 급속히 확대되고 이에 따른 자금이동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런 변화 또한 금융의 안정성을 해치고 금융 투기화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때문에 이런 자금 이동의 변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응책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재정운영의 확산에 따른 불안 요인이다.
올해 재정도 그랬지만 특히 내년 재정은 사회복지와 공공투자를 중심으로 한 제반 지출요인이 크게 늘어날 전망임에 비추어 공공부문의 절제와 긴축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