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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얼마나 명랑한가/지연의 빛/해는 반짝이고/물은 웃는다/꽃과 꽃들/가지에 피어나고/무수한 노랫소리/나무 그늘에 가득 찼다/용솟음쳐 오르는 기쁨 이 환희/오 땀이여 대양이여/행복이여 희망이여/…그대 즐겁게 축복한다/생명이 뛰는 들을-/꽃이 그득 핀 충만된 세계를…』
「괴테」의 5월은 그야말로 축복이다. 모든 생명의 아름다움을 감사하는 충만한 기쁘이 시행 속에 가득 찼다. 『도의 즙은 하늘을 이고/가로수 가지마다는/마구 5월이 푸르러 오다/아스팔트 외엔/5월의 태양이 기일게/햇살을 늘어놓았다/5월이 머뭇대는 쇼윈도엔/공연히 얼굴을 비치어 보고/지나가는 소녀들이 있다/도심이 타서 검어진 목에/키가 커서 멋 적은 굴뚝들이/담 너머 5월의 화단을 굽어본다』 우리 박청허 시인의 5월은 근대화, 도시화의 그늘 속에 머뭇거리며 다가오는 5월을 읊고 있다.
그러나 5월에 부르는 노래는 아무리 슬픈 노래라도 환희와 축복을 그 속에 담고 있다. 그리고 5월에 꾸는 꿈은 아무리 고달파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5월은 어린이의 달이며,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린이의 달, 이 5월에 우리의 가정과 사회는 얼마만큼 어린이들에게 싱그러운 꿈을 심어주며 축복하고 있는가.
최근에 나온 문예지들의 특징을 보면 어린이들의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동문학의 불모가 심각하다. 아동문학의 잠재독자는 약 6백만명. 그런데도 우리의 아동문학은 어린이 독자들과 유리된 상태에서 맴돌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린이들의 정서와 꿈을 담기보다는 아동문학인끼리 돌려보는 사문학의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출판사들이 세계명작이나 전래동화, 아니면 학습참고서만 찍어내는 풍토도 문제다.
또 어떤 세미나에서는 어린이 만화가 문제되기도 했다. 불량, 저질만화가 판을 치고 있다.
시중 나도는 만화의 80%이상이 어린이 만화의 수준을 넘어서 성인흉내를 내고있다.
오늘날의 정보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기는커녕 밤낮 「도깨비 방망이」이야기 아니면 폭력, 탐정이야기만으로는 21세기를 살아야 하는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동심의 나래를 활짝 펴야할 이 5월에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가꿔주는 문제를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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