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생애 그랜드슬램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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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의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2003 위타빅스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백60만달러) 우승컵을 차지하며 생애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3라운드까지 4위였던 소렌스탐은 4일(한국시간) 영국 랭커셔주 블랙풀 로열리덤&세인트앤즈 골프장(파72.5천7백40m)에서 막을 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백78타로 같은 조에서 정면대결한 박세리(26.CJ.사진)를 1타 차로 제치고 이 대회 첫 우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컷오프되는 수모를 우승으로 깨끗이 씻은 소렌스탐은 이로써 지난해까지 나비스코챔피언십.US여자오픈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마저 차지함으로써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생애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지금까지 생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줄리 잉크스터(미국).카리 웹(호주) 등에 이어 소렌스탐이 네번째다. 소렌스탐은 또 시즌 4승과 함께 통산 46승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상금왕을 확실하게 굳혔다.

박지은(24)도 2언더파를 추가, 역시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한 카리 웹(호주)과 합계 8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LPGA의 '빅 3'인 소렌스탐.박세리.카리 웹이 다시 모여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시즌 첫 메이저대회 우승자인 파트리샤 므니에 르부(프랑스), 투어 4승의 박지은(24)과 3승의 웬디 워드(미국)가 리더보드 상단에 포진해 혈투를 벌였다.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하던 박세리는 17번홀(파4)까지 소렌스탐과 합계 10언더파를 기록하며 팽팽하게 맞서 연장전까지 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나 박세리는 18번홀(파4.3백71야드)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말리면서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승부사 소렌스탐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소렌스탐은 페어웨이 좌.우측에 도사리고 있는 벙커를 피하기 위해 좀 더 정확한 우드를 잡을 법도 했지만 과감하게 드라이버를 빼들고 티샷을 날려 페어웨이 가운데에 떨어뜨린 뒤 세컨드샷을 핀 왼쪽 3m 지점에 붙여 박세리를 압박했다.

턱이 높은 벙커에서 세컨드샷을 해야 하는 박세리도 침착하게 페어웨이로 레이업 한 뒤 3온 1퍼트를 노렸다.

박세리는 소렌스탐의 버디 버트가 빗나가기를 기대하며 약 4m 오르막 파퍼트를 시도했지만 공은 아슬아슬하게 홀을 비켜갔다.

박세리가 보기를 범하며 경기를 마무리하자 소렌스탐은 비록 버디 퍼트에 실패했지만 파 퍼트를 가볍게 밀어 넣어 1타 차의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김영(24.신세계)은 합계 3언더파로 9위를 차지했고, 박희정(23.CJ)은 공동 10위(합계 2언더파)에 올라 '톱10'에 네 명의 한국 선수가 입상했다. 이 밖에 장정은 공동 14위(합계 이븐파), 한희원(25.휠라코리아)은 공동 19위(합계 1오버파)를 차지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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