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는 엄마가 만든다"|개업의 김규문 박사가 말하는 치아관리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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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건강한 치아는 오복의 하나라고 한다. 누구나 이의 중요성을 알고 나름대로 예방을 위해 관심들을 쏟고 있으나 잘못된 상식으로 치아에 질환이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치과개업의 김규현 박사(경희대 치대 외래교수)가 최근에 펴낸 『알기 쉬운 치아관리』를 통해 치아건강 상식을 알아본다.
입속에는 30여종의 세균이 침1㏄당 1억마리가 득실거린다. 입안의 온도와 습도가 이들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세균들은 당분을 섭취해 치아가 가장 싫어하는 산을 만들고 이것이 치아를 녹여 충치를 만든다. 또 접착력이 강한 물질도 만들어 여기에 음식찌꺼기나 세균이 뭉쳐 프라그를 형성, 치아에 달라붙게 된다.
따라서 치아건강의 제1조는 입속을 깨끗이 하는것으로 가장 손쉽고 예방효과가 큰것이 칫솔질이다.
그러나 사용하는 칫솔의 선택이나 닦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실행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입안에 치약거품이 가득차면 다 닦인줄 알고 곧바로 헹구는 사람이 많다. 3분은 커녕 1분도 채 넘기지 못하고 기분상으로만 닦는 칫솔질은 치아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하루 세 번 식사 후마다 이를 닦는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간식 후마다 닦는지는 의문이다. 칫솔이 닳아 빠지지 않았는지, 털은 너무 부드럽지 않는지, 제때에 3분씩 잘 닦아내는지 다시 한번 칫솔질 습관을 점검해 봐야하겠다.
어린이의 충치는 엄마가 만든다. 이는 태생 7주쯤부터 나오기 시작하므로 뱃속에서 이가 잘못 만들어지면 그 치아는 선천적으로 약해 충치가 될 수밖에 없다.
소아기의 좋은 영양상태와 식생활 습관은 또 건강한 유치를 만들고 이는 영구치의 건강을 좌우하게되는 것이다.
간혹 유치가 썩었어도 곧 영구치로 갈게 된다고 방치해두거나 함부로 빼버리는 부모가 있으나 이것은 영구치를 잘못 나오게 하는 일이 된다. 엄마는 최소한 2주일에 한번쯤은 아이의 입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충치는 유전된다고 하는 것은 부모의 나쁜 식습관이나 생활환경이 아이를 그렇게 만든다는 뜻이지 치질자체가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단맛의 강도나 양보다도 더 나쁜 것은 단맛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는 것으로 금방 녹는 아이스크림보다도 알사탕이 더 나쁜 셈이다.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도 입속에 산을 남겨 치아를 용해하고 충치를 번지게 한다. 충치가 있을 때 술을 머금는 것은 오히려 충치를 악화시키는 일이다. 부드러운 음식이나 뜨거운음식, 한쪽면으로만 씹는 것도 나쁜 습관이다.
기름에 튀긴 음식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치아에는 덜 해롭다. 빵에 잼이나 꿀을 바르는 것보다는 버터나 치즈에 발라먹는 것이 덜 해롭다는 얘기다.
충치가 있는 여성은 임신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 있다. 임신부가 충치치료를 받으면 마취 때문에 아기가 기형이 되거나 유산될 위험이 많기 때문이다. 충치는 임신 전에 충분히 치료해 둬야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최소한 임신 초3개월과 후반 3개월에는 조심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이를 뺐을 경우 제때에 해넣지 않으면 옆치아에 틈이 생기고 맞은편 이가 솟아 치아배열에 이상이 온다.
이를 뺀 1개월 이후 6개월 이내에 해 넣도록 하고 치아가 부러졌을 경우에는 부러진 것을 치과에 갖고 가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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