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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환자가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항체양성반응 환자가 국내에서 다시 2명이 발생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내국인 양성반응 환자수는 모두 8명에 이르고 이중 1명이 사망했다.
예방주사나 치료약이 전혀 없는 이 무서운 질병에 대한 온 국민의 경각심과 주의를 다시 한번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새로 밝혀진 2명의 AIDS 양성반응 환자의 경우 의정부에서 특수업종에 종사하는 여인들이란 점을 고려하면 그들의 감염경로는 분명하다.
AIDS가 원래 미국에서 첫 환자가 발견된 외래병이고 지난85년6월 한국에서 최초의 환자가 나타난것도 내국인이 아니라 한국에서 오래 거주해온 미국인이었음을 상기해 보면 국제적인 개방시대에서 그 전염과 확산이 우리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전세계 AIDS환자의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일반인의 감염율이 2천5백명당 1명인에 비해 미군의 경우는1천4백명당 1명이 AIDS양성반응자로 집계되었다.
4만여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현대의 흑사병」이라는 무서운 질병에 그만큼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번 새 환자가 전국 AIDS특별관리 대상자에 대한 항체검사 실시결과 밝혀진 것이고 그들이 기지촌 부근의 여인이라는 사실은 깊이 유의해야할 점이다.
정부는 지난85년 국내에서 첫 AIDS 양성반응 환자가 나왔을 때 이미 미8군 및 외국인 전용 진료소와 AIDS정보교환 체제를 구축한바 있다. 이 체제가 원활히 운영돼 미군을 포함한·주한 외국인의 질병관리에 있어 철저한 공조체제가 유지돼야 할 것이다.
만약 양국간에 법적인 미비점이 있어 행정적 협조가 불완전하거나 허점이 발견되면 한미행정협정조문을 개정 또는 보완해서라도 악역의 전염과 확산은 반드시 막아야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2월에 내놓은 통계를 보면 세계적으로 AIDS환자수는 91개국에 걸쳐 4만1천명을 육박하고 있고 이것은 1년전에 비해 2배이상 늘어난 숫자다.
세계적인 AIDS바이러스 감염자는 5백만명 내지 1천만명이란 추산조차 있으며, 1990년부터는 베트남전쟁에서 D년동안 죽은 미군삭(5만8천명)정도의 인명이 AIDS에 의해 해마다 희생될 것이라고 미국림과학원은 경고하고 있다.
AIDS에 대한 공포감과 감염위험에서 벗어나려면 현재로서는 예방의 길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철저한 예방을 위해서는 질병의 성격과 실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지나치게 침소봉대하여 필요 이상으로 겁을 주는 일도 좋지 않지만 실상을 의도적으로 과소평가하거니 숨기는 일이 있어서는 일을 크게 그르치기 쉽다.
예컨대 관광수입의 감소나 서울올림픽 개최에 미칠 영향 따위를 내세워 질병의 국내 감염실상을 숨기거나 덮으려드는 소아병적 발상이 혹시라도 있어서는 안되겠다.
AIDS가 무서운 질병이긴 하나 감염경로가 분명히 밝혀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건전한 성생활을하고 병원등 의료관계 기관이 예방에 주력한다면 감염은 막을 수 있다. 정부도 현재 추진중인 관계법의 제정을 서둘러 AIDS예방에 제도적 장치부터 완비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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