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팔팔정' 이어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까지 산 청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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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2013년 마약류 지정 의약품을 1100여정 구매했고 이를 대부분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청와대가 지난 2013년 4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자낙스 600정, 스틸녹스 210정, 할시온 300정, 에토미데이트 30정 등 1100여정의 의약품을 사들여 836정을 소비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2014년 11월에 20정, 2015년 11월에 10정을 구매한 에토미데이트는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약물이다. 이날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대통령이 처방전 없이 썼다면 국가 안위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지 않느냐”는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질문에 의사출신인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동의한다. 보통 마취하기 전에 근육을 이완시키기 위해 쓰는 약으로 비전문가가 쓰기에는 위험한 약”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주사제를 대통령이 맞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입 목록에 있는 엠라크림에 대해서 정진엽 장관은 “피부마취용도”라고 말했다. “성형시술 할 때 국소마취제로 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그러나 “비아그라와 팔팔정은 고산병 치료제 맞다. 미국 CDC 가이드라인에도 나온다”고 답했다. 청와대 의무실장과 같은 주장이다.

약물 구매내역을 공개한 더민주 김한정 의원은 “청와대가 비타민주사와 비아그라 등의 의약품을 구매한 것 뿐만 아니라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 의약품을 다량으로 구매하고, 소비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1일 "졸피뎀, 자낙스, 칼시온 등은 해외순방 때 수행원들의 빠른 시차 적응을 위한 수면 유도제"라며 "해외에서 여유 없이 바로 임무 수행해야 하는 만큼 시차 적응 어려움을 겪는 수행원을 대상으로 단기간 제한적으로 처방 됐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약 종류가 다른 것은 시차에 따른 불면의 정도와 양상, 약제에 대한 환자의 감수성 이런 것에 따라서 다른 약제 선택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순방 횟수와 수행원 수를 고려할 때 많은 양이 사용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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