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시위학생 시험지 탈취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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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산대는 13일 상오 최재훈총장주재 보직교수회의를 열고 지난10일 하오에 있었던 1학년 중간고사(13일 예정) 시험지원안 탈취사건을 논의, ▲이를 학사운영의 근본질서 파괴의 중대사태로 간주, 주동자로 알려진 총학생회장 김종삼군(23·조선공4)과 부회장 김종기군(24·철학4) 등을 중징계조치하고 ▲13∼17일로 예정된 1학년 중간고사는 14∼18일, 2, 3, 4학년의 15∼21일 고사는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이와 관련, 13일 새벽 김종기군 등 9명이 관계기관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학교측은 이날 새벽 총학생회사무실을 수색, 탈취당한 8개과목 시험원지 10종중 국사를 제외한 9종을 회수하고 핸드마이크·유인물 등 시위용 물품을 수거했다. 학생들은 11일 하오 대학본부앞 광장에서 비상학생총회를 열고 ▲대학신문의 학부생중심운영을 비롯 ▲교원임용국가고시제 반대 ▲사대교수성명 ▲연구사의 옥외활동금지 ▲수위실의 형사출입금지 ▲소비조합장부 공개 등 5개항을 이행할 때까지 중간고사와 수업거부를 계속하겠다고 결의했었다.
◇시험지 탈취사건 = 10일 하오4시30분쯤 학생 40여명이 대학본부 2층 수업과 사무실에 들어가 『중간고사를 치르지 못하도록 시험지를 빼앗아야 한다』며 시험문제 출제원안이 들어있는 캐비넷 2개를 끌고 밖으로 나와 이중 1개 캐비넷 안에 있던 서류 일부를 학생들에게 뿌리고 시험문제 출제원안을 빼돌렸다.
캐비넷 안에는 13일부터 17일까지 실시되는 1학년 중간고사 과목중 수학I, 불어강독, 경제원론 A·B형, 불어, 독어, 중국어, 국사, 물리A·B형 등 8개과목 10종의 시험출제지가 봉투에 들어 있었다.
◇발단 = 총학생회간부를 중심으로한 일부 학생들은 「학내 민주화」를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였고 30여명의 학생이 7일 총장실을 점거, 농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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