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 호프집 화재…아빠가 아들 안고 탈출했지만 함께 목숨 잃어

중앙일보

입력

경남 김해의 한 호프집에서 불이 나 잠을 자던 아버지가 아들을 깨워 탈출을 시도했으나 부자(父子)가 함께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 오전 2시30분쯤 경남 김해시 외동의 한 상가 3층 호프집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호프집 주인 A씨(47)와 초등학교 4학년인 A씨 아들(11)이 숨졌다. 두 사람은 호프집 출입구 바로 앞에 있는 상가의 복도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A씨가 불이 나자 잠을 자던 아들을 끌어안고 화장실로 탈출했으나 이미 유독가스를 많이 마셔 둘 다 생명을 잃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5년 전부터 아내와 함께 호프집을 운영했다. 그러나 8년 전쯤 아내가 집을 나가면서 현재까지 호프집 안에 있는 9.9㎡ 정도 크기의 방에서 아들과 함께 생활해 왔다.

이날 불은 호프집 내부 150㎡ 가운데 절반 가량을 태우고 30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30여 분 만에 꺼졌다. 당시 같은 상가건물에 있던 다른 10여 명은 급히 대피해 다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호프집 중앙 천장에서 전기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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