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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분담 외면' 남편 둔 아내 '불륜 충동'

미주중앙

입력

업데이트

남편이 가사에 적극 참여하지 않으면 아내의 불륜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응답자 85% "좌절·싸움 원인"
워킹맘 많아지면서 불화 야기

프랑스의 기혼자 데이팅사이트 '그리든(Gleeden)'이 회원 여성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3%가 배우자가 제대로 가사분담을 하지 않을 때 불륜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또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86%는 남편들이 가사일을 회피하려는 할 때 좌절감을 느끼며 이럴 경우 84%는 다툼으로 이어진다고 응답했다.

물론 가사분담 문제가 불륜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부간의 갈등의 시발점이 되면서 불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글렌데일에 사는 K씨는 "가사분담문제가 바로 바람을 피우는 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가사일은 배우자에 대한 배려'다. 여자가 힘들게 사회활동을 하며 가사일까지 하려고 노력하는 데 남편이 분담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인정도 해주지 않는다면 여성들은 다른 누군가로부터는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이해받고 싶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많아지면서 전업주부 때보다 더 일이 많아진 것도 갈등의 요소로 작용하면서 불화를 야기하고 있다. 배우자들이 수퍼맘을 당연시 여기는 것이 문제다.

한인가정상담소의 안현미 상담사는 "아이가 아프면 으레 여성이 휴가를 내야 한다. 암묵적으로 가사나 육아는 여성이 주가 되고 있다"며 "남자가 과거에 비해 많이 도움을 준다고는 하지만 동등한 관계가 아닌 도와주는 입장이기 때문에 남자의 가사분담이 여성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 상담사는 이어 "문제는 여성들의 쳇바퀴 돌듯 힘든 일상에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갖게 된다.'나는 무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공감해주지 않는 남편이 자신을 존중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부르게 된다"며 "이런 때 다른 사람을 만나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서 불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 남녀간의 가사분담률은 여전히 그 차가 크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은 하루 평균 226분으로 남성 46분에 비해 180분 이상 더 많은 가사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성의 가사시간은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짧았다. 미국은 90분이 차이가 난다. 하루평균 여성은 250분, 남성은 160분을 가사노동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L씨는 "주중에는 똑같이 일을 하는데 주말이 되면 남편은 골프를 치러 나가고 나는 주말에도 애들을 돌봐야 한다.

하지만 가장 힘든 것은 가사일이 많은 것 보다 이런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라며 "'힘들지'라는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여자들은 힘을 낼 수 있다. 일을 많이 못 도와줘도 그런 말을 건넬 수 있는 여우같은 남편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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