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설 수밖에 없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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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두 김씨의 「신당창당」선언기자회견이 있은 8일 상오의 민추협사무실에는 예정시간 30분전부터 의원 및 민추협회원들이 대거 몰려와 회견장은 물론 사무실까지 입추의 여지없이 북적거렸다.
이날 김대중씨는 가택연금으로 김영삼고문 혼자서 공동회견문을 낭독하고 일문일답.
-갑자기 신당 창당을 선언하니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은 것 같은데….
『갑자기가 아니다. 5월 정당대회는 민주화로 가는 과정에서 전 국민적 축제 속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정권이 공작정치로 당내 소수 이질분자와 결탁, 전당대회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해 결론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전당대회가 불가능할 바에는 참고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고 특히 국민들에게 더 이상의 실망을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신민당은 국민이 만든 정당이고 부족하지만 본인이 단식 후 정화법에 묶여있는 상태에서 본인이 만든 당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신민당을 버리고 새로운 당을 창당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러나 당사를 폭도들이 점거하고 모든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고있는 상황에서는 이제 이 같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는 판단을 하게됐다.
신문에서는「분당」이라고 하는데 분당이란 다수가 남고 소수가 떠나는 것이므로 이번은 분당이 아니라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이다.』
-별도 교섭단체는 언제 구성하는가.
『9일 상오8시 탈당의원 전원이 모여서 새로운 당의 창당을 위한 주비위를 구성하겠다.
민주화는 국민도 급해하고 우리도 급하다고 보므로 늦어도 이달말이나 5월초에는 창당대회를 열겠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모든 문제는 주비위에서 의논할 것이고, 특히 본인과 김의장간에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다』
-이민우 총재와의 협상 문은 완전히 닫혔는가.
『그동안 이총재와 여러가지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누차 만나자고 했으나 그쪽에서 「시간이없다. 바쁘다」고 나와 못 만났었다. 그래서 본인이 머리를 숙이고 삼양동까지 찾아가기도 했으나….
이민우씨가 총재가 된 후 본인은 차를 탈 경우면 이총재보고 먼저 타라고 했고 어떤 장소에 같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이총재가 앞으로 먼저 가게 하는 등 해왔다.
결국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대로다.』 -탈당서명의원 이외의 의원에 대한 문호는 열려 있는가.
『물론 열러있다. 그러나 신당창당 목적에 비추어 반드시 배제해야할 사람이 있다고 보나 그것이 몇 명인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신당의 이름은 정해졌는가.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름을 짓도록 할 방침이며 많은 국민들의 동참을 바란다.』
-신당의 대여투쟁방법은 무엇인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도를 당당히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대화를 구걸 하지는 않겠으나 두려워하지 않겠다. 선거혁명을 통한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앞으로 신당의 총재가 된다면 개헌정국을 어떻게 돌파하겠는가.
『본인은 민주화를 위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당권 차원의 생각은 해보지 않았으며 다만 민주화를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하느냐를 생각해봤다』 -앞으로 재야인사들에 대한 영입을 많이 할 것인가.
『성명서에서 밝힌바와 같다. 앞으로 특히 젊은 층을 상대로 문호를 넓게 개방하겠다』 -신민당과 신당의 노선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원래의 신민당노선이 좋았다. 지금 변질해서 이상하게됐지만….』 -이총재가 3군 회동을 계속 제의하고 있는데….
『앞으로 만나게 되면 만나겠지만 지금은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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