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가담한 중국인 유학생 검거

중앙일보

입력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검거됐다.

대전 서부경찰서는 28일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 집에 들어가 준비해둔 돈을 훔친 혐의(절도)로 중국인 유학생 A씨(21·여)를 구속하고 B씨(24·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전 8시쯤 대전시 서구 한 아파트에 침입, 집주인 C씨(84)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냉장고에 넣어둔 현금 10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금융정보가 유출됐으니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 냉장고에 넣어두라”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전화를 받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고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B씨는 21일 오전 10시쯤 같은 수법으로 대전시 중구 한 아파트에 들어가 현금 3185만원을 들고나오는 등 세 차례에 걸쳐 1억1000만원가량의 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서울 명문 사립대에 유학 중인 두 사람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에서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인출책에게 돈을 받아 중국조직에 전달한 혐의(사기)로 D씨(28)를 불구속 입건했다. D씨는 지난달 5일부터 최근까지 20차례에 걸쳐 인출책이 찾은 돈을 건네받아 2억4000여 만원을 중국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대면형, 절도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유학생들이 범죄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대학과 협력, 홍보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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