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온라인 가입 때 자가진단 테스트 거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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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하나. 주가연계증권(ELS)은 기초자산이 많을수록 안전할까, 아니면 위험할까?

정답은 ‘위험하다’이다. 기초자산이 많아지면 그만큼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여러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수익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기초자산이 적을수록 손실 위험이 작아진다.

내년 4월부터 ELS나 파생결합증권(DLS)ㆍ파생결합펀드(ELF) 같은 파생결합상품에 온라인으로 가입할 땐 의무적으로 이 같은 자가진단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특히 가입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내 파생결합상품 투자경험이 없을 경우 8문항의 문제를 풀어야 투자를 할 수 있다. 고령자 등이 EL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했다 손실을 입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파생결합증권 행정지도를 다음달 시행한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적용시기는 내년 4월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형증권사의 경우 ELS 투자자의 15% 가량이 온라인으로 가입한다. 지금은 온라인 가입시 별도의 자가진단 절차가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온라인으로 가입을 신청하면 ‘최근 6개월 내 투자 경험이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이 담긴 팝업창이 뜬다. ‘6개월 내 경험이 없다’고 답하면 자가진단표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각 문항은 모두 ‘네ㆍ아니오’ 식의 두 답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문제를 모두 맞혀야 하는 건 아니다. 맞히면 ‘정답’, 틀리면 ‘오답’이라고 알려준 뒤 정답에 대한 해설문구를 보여준다. 6개월 내 경험이 있다’고 답하면 자가진단표를 읽고 확인했다는 절차만 거치면 된다.

구체적인 문항을 살펴보면 앞 부분의 질문은 ‘ELS는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입니까’(네), ‘ELS는 예금자 보호대상인가요’(아니오), ‘중도상환 요청시 원금을 모두 받을 수 있나요’(원금을 다 받지 못할 수도 있다)처럼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이라는 걸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뒷부분의 질문은 ELS의 상품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기초자산 숫자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을수록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걸 문답을 통해 설명한다. ELS는 손실규모가 다른 금융상품보다 크다는 점도 알린다. 연 10% 안팎의 수익이 날 가능성이 크도록 설계했지만 일단 손실이 나면 손실규모가 커지는 꼬리 위험(Tail risk)이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03~2015년 손실 상환된 ELS의 평균 손실률은 37.28%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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