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몰카' 파문] 한나라 "도덕 불감증의 극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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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1일 양길승 청와대 제1 부속실장의 향응 파문과 관련, "현 정부의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또 청와대 비서진의 전면적 개편도 촉구했다.

박진(朴振)대변인은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필하는'비서 중의 비서'가 조세포탈 등의 혐의자로부터 호화판 향응을 제공받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 정권 특유의 '끼리끼리 해먹기'의 전형이자 도덕 불감증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실이 사건을 쉬쉬하며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데 분노가 치민다"며 "대통령이 자신과 측근들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야당과 언론 등 비판적인 상대에겐 혹독한 습성을 버리지 않는 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강두(李康斗)정책위 의장은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도덕성 없이 놀아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주는 사건"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는 구국의 신념을 가진 인물로 청와대를 꾸려야 하는데 코드 맞추기만 하다보니 실정만 되풀이된다"고 비난했다.

박주천(朴柱千) 사무총장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청와대 부속실장이 향응을 제공받은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철저한 조사와 아울러 청와대 진용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홍희곤(洪憙坤)부대변인은 "사건의 본질은 호화판 향응이 제공된 경위와 그 과정에서 검은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라며 "청와대는 음모론이니 제2 음모론이니 하는 어지러운 말로 본질 흐리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에 대해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파악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박종희(朴鍾熙)의원도 "자격 없는 청와대 보좌관들의 모럴 해저드(기강해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멋모르고 날뛰는 386 세대들을 포함, 청와대 비서관들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 작업을 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당 대외협력위원장인 심재철(沈在哲)의원은 "군기가 빠져도 한참 빠졌다"며 "청와대를 확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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