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남녀 납치…살인 폭행|5인조 강도단 추적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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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포항=임시 취재반】경찰이 수배 중인 20대 강도 5명이 데이트중이던 남녀 회사원 2명을 승용차와 함께 납치, 현금을 빼앗은 뒤 남자를 산 채로 연못에 던져 살해하고 여자는 집단 폭행한 뒤 15시간 동안 차에 싣고 포항·영일·대구·밀양 등 경남·북 지방을 누비고 다니다 산 속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갑호 비상령을 내리고 1천9백여명의 병력을 동원, 산을 포위한 채 이들을 뒤쫓고 있다.
범인들은 범행 직후인 30일 상오부터 차를 버릴 때까지 4번이나 검문 경찰과 마주쳐 경찰이 공포를 쏘는 등 추적했으나 그때마다 검문에 불응하고 달아나는 등 경찰의 비상망을 비웃고 있다.
특히 경찰은 범인들의 유류품에서 1회용 주사기 3개를 수거, 범인들이 히로뽕 등 마약을 주사하고 환각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피해자와 사진 대조 결과 범인들을 최근 대구·경북 지방에서 잇달아 발생한 연쇄 복면 강도 사건 5건의 용의자로 수배중인 일당 5명으로 단정하고 경찰 헬리콥터를 동원, 공중 수색과 함께 자수 권유 방송을 하는 한편 범인들이 팔풍산에 잠입한 후 경찰 병력이 출동할 때까지 4시간 정도의 시차가 있었고 밀양군 산외면 희곡리 박산마을 주민중 30일 하오4시3O분쯤 붉은색 점퍼를 입은 청년 2명을 포함한 20대 5명이 산에서 내려오는 것을 봤다는 말에 따라 범인들이 이미 팔풍산을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최씨 등 납치=범인들은 지난 22일 상오5시쯤 대구시 삼덕동2가 14의20 김원경씨(38·주점 경영) 집 앞에서 김씨 소유 대구1라6824호 고동색 포니2 승용차를 탈취, 대구 시내와 영일군 흥해읍 등에서 강도짓을 했다.
29일 하오9시쯤 포항시 상대동 공설 운동장 후문 앞길에서 경북2다2538호 흰색 스텔라 승용차를 세워두고 있던 최정렬씨 (29·㈜동일 전공 경리 계장·포항시 대도동 145) 와 김모양 (24) 에게 접근,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식칼로 위협해 포니와 스텔라 승용차에 이들을 나눠 태웠다.
범인들은 하오 11시쯤 7km떨어진 포항시 변두리 용흥동 연와재 산비탈에 최씨 등을 끌고가 최씨를 집단 폭행, 실신 시킨 뒤 현금 7만원을 뺏은 다음 나일론 끈으로 최씨의 손발을 묶어 스텔라 승용차 뒤 트렁크에 실었다.
◇애인 폭행=범인들은 이어 공포에 떠는 최씨의 애인 김양을 차 밖으로 끌어내 이곳 연와재 공동 묘지에서 집단 폭행했다. 범인들은 김양과 함께 두 대의 차에 나눠 타고 3O일 0시45분쯤 영일군 신광지서 앞에서 경찰의 검문을 받자 그대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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