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김종 비위 알고도 묵인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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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검찰총장이 25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까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재요청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 조문규 기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25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까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재요청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 조문규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부당한 방법으로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차은택(47·CF 감독)씨를 27일에 기소한다고 밝혔다.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함께 구속 기소된다. 차씨와 송 전 원장은 지난해 3~6월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포스코의 옛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원장은 포레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견 광고업체 대표 한모씨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린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협박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김씨, 체육인 연수기관 교체 강요’
민정수석실 재직 때 감찰보고 받아
검찰, 차은택·송성각 내일 기소

차씨는 안 전 수석의 권한을 배경으로 광고계 지인 이모씨를 KT의 전무로 앉히고 자신이 운영하는 광고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와 실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 커뮤니케이션즈에 광고 일감을 몰아준 혐의도 받고 있다. 송 전 원장은 지난해 5월 콘텐츠진흥원이 발주한 사업의 일감을 주는 대가로 공사업체로부터 3800만원을 받은 혐의로도 조사받았다.

검찰은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실 재직 때 최씨와 주변인들의 비리를 알고도 묵인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 관련 의혹을 전반적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장도 접수됐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수사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2014년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비위 사실을 감찰해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문체부 산하 기관인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체육인을 대상으로 해외 어학연수 사업을 진행할 때 김 전 차관이 연수기관을 특정 대학으로 바꾸라고 재단에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김 전 차관은 최근까지도 체육계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검찰은 우 전 수석이 김 전 차관의 전횡을 알고도 묵인 혹은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지난 23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글=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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