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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梁씨 몰카' 누가 왜 찍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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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양길승(梁吉承)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지난 6월 말 충북 청주에서 향응을 받은 사실이 '몰래 카메라'에 찍혀 TV에 방영됨에 따라 음모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1일 조사팀을 청주로 급파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梁실장에 대한 접대와 그 폭로가 치밀하게 기획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梁실장과 술자리를 함께한 인사들을 비롯해 그 주변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청와대는 자체 조사와는 별도로 검찰이 수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梁실장은 이날 문희상(文喜相)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노무현(盧武鉉)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으나 盧대통령은 "조사를 철저히 하고 나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윤태영(尹太瀛)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한나라당은 梁실장 사건을 "부도덕의 극치"라고 비난하며 청와대의 인사 개편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조사의 초점을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인 오원배씨가 왜 梁실장을 청주로 초청했고▶누가 왜 梁실장 일행의 움직임을 낱낱이 필름에 담았으며▶그것을 무슨 목적에서 일부 언론사에 보냈는지 등에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과 청주 현지에선 권력 내부의 암투설, 현지 여권 인사 간의 갈등설, 지역 유흥업자들 간 알력설, 수사기관의 채증(採證) 결과라는 설 등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박진(朴振)대변인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필하는 비서인데 그가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자에게서 호화판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는 梁실장을 즉각 해임하고, 향응 사실을 알고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민정수석실 책임자들도 엄중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이상일.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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