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에 최순실 정보 직보 의혹…국정원, 추모 국장 감찰 조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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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21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정보를 직접 보고한 의혹이 제기된 추모 국장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의원 때 누나가 선거 도와
청와대 파견, 문고리 3인방과 친해”

이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주부터 추 국장에 대한 감찰조사 중으로 조사가 끝나면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간사가 전했다. 이 원장은 “팩트(사실)와 의혹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에 감찰실에서 정밀하게 조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국장은 국내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2차장 소속이다. 추 국장은 최순실씨와 관련한 정보를 우 전 민정수석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에게 보고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또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에는 추 국장이 ‘우병우 팀’에 소속돼 민간인에 대한 뒷조사를 한 정황이 나와 있다.

국정원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추 국장의 누나가 선거를 도운 인연으로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자 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고리 3인방과 사이가 가깝고 국정원 인사까지 개입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추 국장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에도 관여한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 한 관계자는 “추 국장에 대해 감찰 후 인사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최순실 사태에 대한 사전 첩보 접수 여부에 대해선 “최씨 관련 사안은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사안이어서 보도되기 전까지는 보고받은 바 없다”며 “다만 청와대의 기밀 유출에 대해서는 도의적으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또 세월호 참사 두 달 후인 2014년 6월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4년 하반기 국정운영 관련 제언’이란 문건의 작성 여부에 대해 “세계 어느 정보기관도 문서의 진위를 확인했던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JTBC가 보도한 해당 문건에선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이충형·이지상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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