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구성은 좋으나 가락이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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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야간사결』-두 수로 된 연형 시조를 단형 시조로 줄여서 낸다. 그래야만 제1수의 중장과 종장이 지닌 뛰어난 시적 감수성, 그 표현된 바를 제대로 뚜렷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운 제2수는 매우 작의적이었고, 그만큼 설명적이면서 덧달린 1수같은 느낌이었다. 보다 암시적인 일, 그같은 비유의 일이 시를 이룩하여 주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라면, 이 시조의 경우는 현재의 모습인 단형 시조만으로도 한편의 시가 되기에 족하다.
따라서 시조 1수는 독립된 시의 세계다. 두 수 이상의 시조를 구성시키자면 두개의 독립된 시의 세계를 예산 편성하듯 미리 계상해 놓을 필요가 있다. 그 다음, 그 각각의 세계가 하나로 된 시제 아래에 놓일 수 있도록 무리없이 연결되거나 어울릴 수 있어야한다.
『행복』-차근차근 쓸말만 잡아 엮으면서 신접살이 사는 행복감을 엿보도록 하는 단형 시조다. 초장으로부터 점진적으로 의미의 차원을 끌어올린 수법이며, 그렇게 전개된 구성자체엔 빈틈이 없는 느낌이다.
그러나 시조가 무엇보다도 가락의 일이라는 것을 명념해야 한다. 가락의 높낮이가 요구된다. 한뼘되는 칠사와 한뼘되는 고무줄을 쥐고 각각 한번씩 끝과 끝을 당겨보면 알수 있을 일이다.
『어떤 연분』-누이가 시집갈 날을 받아 그 감홍을 두 수로 짠 연형 시조다. 반청반황하다 할수 있겠는데, 재치가 있는 반면 다듬을데가 있다는 그 말이다. 정진하기 바란다.

<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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