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공화당 대선 경선서 사르코지 탈락 '이변'…피용ㆍ쥐페 결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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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61ㆍ사진)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프랑스 제1야당인 공화당(LR)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경선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쳤다. 공화당을 탈당하지 않는 이상 내년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프랑스 공화당은 이날 실시된 대선 후보 경선 1차 투표에서 투표소 절반가량을 개표한 결과,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43.6%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피용 총리에 이어 결선투표에 진출한 2위 후보자는 쥐페 전 총리는 26.7%로 2위,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2.9%로 3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시 만찬 자리를 개최한 피용(오른쪽) 후보.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시 만찬 자리를 개최한 피용(오른쪽) 후보.

사르코지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피용은 경제 회복을 위한 시장주의 개혁을 약속하며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지지율이 쥐페와 사르코지에 크게 뒤처졌으나 최근 급상승세를 보이며 1차 투표를 1위로 통과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자동차 경주를 즐기는 ‘스포츠광’ 피용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공무원 50만 명을 줄이며 주당 근무시간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민자 수도 최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2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한 쥐페 전 총리는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을 잇는 프랑스 정통 보수주의자다. 잇단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로 분열된 프랑스를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드골주의 노선으로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국가 개입에도 일정 부분 찬성한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면서 “공직과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결선 투표에서 피용 전 총리에게 투표해 달라고 당원들에게 부탁했다. 이날 1차 투표에는 300만 명이 넘게 투표해 공화당 경선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는 공화당원뿐 아니라 2유로(약 2500원)를 내고 중도 우파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서류에 서명만 하면 유권자라면 누구나 투표에 참가가 가능했다.

프랑스 집권 사회당에서는 올랑드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사회당 대선 후보로 나설지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회복 지연과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잇단 테러로 인기가 크게 떨어져 내년 4월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1차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마린 르펜 대표에게 밀려 결선 투표에는 못 나가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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