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목소리-생생하게 전한다|어린이들이 쓴 글 엮은 단행본 출간 잇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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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어린이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눈빛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글들이 잇달아 책으로 엮어지고있다. 어린이는 책의 독자일 뿐 아니라 훌륭한 필자일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글모음집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는 것. 학급 및 학교 문집의 어린이 글들을 교사들이 가려 뽑아 단행본으로 만드는가 하면, 어린이와 교사 및 학부모들의 글을 한데 묶거나 특정 어린이의 일기·동시·독후감 등을 책으로 펴내는 예가 적지 않다. 이번 졸업·입학 시기를 전후해 출판된 책만 해도 『꿈이 있는 교실』『내 마음 꽃이 되어』『현복이의 일기』『우리 모두 손잡고』『하루가 모인 잔치』『들꽃』『해뜨는 교실』『꿈이 크는 나무』등 10여권.
『꿈이 있는 교실』 (지식 산업사)은 유인성씨가 80년부터 해마나 1권씩 펴낸 학급 문집에서 3백여편의 동시·독후감·일기 등을 골라 모았고, 『내 마음 꽃이 되어』(교음사)는 서울 묵동 국민학교 어린이와 교사 및 학부모들의 글 1백26편을 한데 엮었다.
서울대 사대 부국 3학년인 안명철 군이 2학년 한해동안 쓴 일기 모음집 『하루가 모인 잔치』 (지경사)와 올해 중학생이 된 신현복 군이 국민학교 5∼6학년 때 쓴 일기 모음집 『현복이의 일기』 (한길사)는 이미 재판을 찍었을 정도로 인기. 『우리 모두 손잡고』 (지식 산업사)는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인 모임」의 교사 및 문인들과 어린이들의 글을 묶었으며,『큰길로 가겠다』 (한길사)는 울진 온정 국민학교 어린이들의 학급 문집이고, 종로 서적이 펴낸 『물 또래』『해뜨는 교실』『들꽃』도 각각 강원도 봉정 분교·부산 감전 국민학교·경북 샛별 국민학교의 학급문집이다.
시인 정두리씨의 딸 배송이 양이 서울 계성 국민학교에 다니면서 쓴 글 모음집 『꿈이 크는 나무』 (아동 문예사)를 비롯, 국민학교를 졸업하면서 펴낸 어린이들의 개인 및 공동 글 모음집은 서울 경기 국민학교 최경아 양의 『별처럼 구름처럼』, 경기도 삼송 국민학교 이지영 양의 『무지개 및 추억』, 서울 방이 국민학교 김효정 양의 『내가 새라면』, 서울 경기 국민학교 김범수 군 등 6명의 『새 하늘 아침빛』 등이 있다.
이처럼 어린이들의 글 모음집 출판이 활기를 띠는데 대해 『한국 글쓰기 교육 연구회 등 글짓기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해 온 일선 교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이라는 지식 산업사 김경희씨.
종울림 소년 문고로 이미 3권의 학급 문집을 퍼낸 종로 서적은 올해 안으로 10여권을 더 선보일 계획. 한편 한국 글쓰기 교육 연구회 이주영 교사 (서울 탑동 국교)는 『어린이들이 글쓰기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되고 교사나 학부모가 어린이를 이해하고 시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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