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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올 자금조정 난항|근로자·노조, 3저 호황실적의 배분 기대|기업측, "상향"원칙아래 정부방침등 고려|"6∼7%선 인상 바람직" 경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내 임금조정의 선도역을 맡고있는 대기업들이 금년도임금조정을 단행하지 못하고서로 눈치만 샅피고 있다.
노조및 근로자들의 기대는 큰 반면 경영자측의 생각은 다르고 또 정부쪽이나 경쟁사의 입장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럭키금성·대우등 대기업들은 올해 임금조정을 조기에 끝낸다는 방침아래 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3저호황으로 작년도 영업실적이 좋아진데 따라 근로자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진데다 정부는 물가안정이란 명분하에 인상억제를 종용하고 있어 대부분 3월분봉급부터 적용하는 인상시기를 불과 보름 남짓 남겨둔 현재에도 뚜렷한 방침을 정하지 못한채 난항을 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근로자들의 기대상승분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임금조정에 반영하느냐를 놓고 다른 기업이나 정부·노조등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일단 지난해 인상폭보다는 상향조정한다는 내부원칙아래▲대졸초임동결 ▲하후상박 ▲생산직 우대▲학력간 임금격차해소등 매년 되풀이되는 원칙을올해에도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평균인상률 5% (호봉승급분포함)보다 다소 높은 선에서 조정한다는 방침아래 몇가지 안을 준비중에 있으나 어느선에서 결정될지는 극히 유동적인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83년부터 동결시켜온 대졸초임을 그동안의 물가상승률등을 감안해 어느정도 현실화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다른 그룹이나 정부방침과 보조롤 맞추지않을수 없다는 점에서 고심증이다.
지난해 호봉승급분을 포함, 평균4% 인상한 현대그룹은▲학력간 임금격차를 줄이고▲대리급이상의 관리직 임금은 가급적 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생산직의 처우개선에 역점을 두며▲대졸초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1만원 (점심값3만원 제외)으로 묶어둔다는 원칙하에 지난해보다는 약간 상향조정할 방침인것으로 전해졌다.
럭키금성그룹도 다른 그룹과 비슷한 원칙아래 지난해보다 다소 상향조정할 방침으로 곧 노사 협의회 등을 통해 조정해나갈 계획이다.
럭키금성은 지난해 사무직의 경우 4∼5% (호봉승급포함), 생산직은 계열사별로 최고 9%까지 상향조정했었다.
대우그룹은 오는 7월분 봉급부터 조정하기 때문에 다른 그룹에 비해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나 근로자들의 기대가 높아진 만큼 지난해 평균인상률 6%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지난해 정부는 임금가이드라인으로 5%를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평균 7·2% 인상된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임금수준 자체가 높아 이보다 인상률이 낮았다.
한편 경영자총협회는 이런때일수록 기업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3저호황에 따른 과실은 가급적 상여금을 통해 배분하고 임금인상률은 지난해의 실질임금상승률과 비슷한 6∼7%(호봉승급포함)선에서 억제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총은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3저호황을 맞아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야 한다며 현재의 전산업평균 임금 33만원을 4인가족기준 최저생계비인 52만4천원까지 대폭인상해야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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