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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정부 인권특위위원장 이 영 학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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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권문제는 지금 우리에게 증차대한 과제입니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신장시킨다는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이며 제도이전의 본질적 가치입니다]
25일 국무총리 직속으로 정식 출범한 인권보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된 이영섭전대법원장은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토론으로 좋은 결실을 보도록 힘쓰겠다』 는 다짐과 함께 인권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이위원장은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우리는 이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국책으로서도 정신적 풍요를 가져야될 시점에 왔다』 면서『이런 의미에서 인권은 우리가 당면한 가강 큰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인권 전문가도, 인권문제를 연구한 적도 없다고 밝힌 이위원장은 법률가답게 『우리헌법에 보장된 인권조항은 어느 선진국의 그것에 뒤지지 않으나 이를 운용하는데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박종철군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문에 의해 사람이 죽은 만큼 중대한 사태이며 유감천만입니다.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되겠읍니다』
-인권특위가 맨 먼저 추진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우선은 인권에 관련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쉬운 곳을 밝혀내 보강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인권특위의 실효성에 대해 일반의 의구심이 있는 것 같은데요.
『위원회는 집행기관이 아니고 연구·건의하는 기관인 만큼 그 범위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건의에서 끝나지 않고 정부가 그 건의를 채택하도록 있는 힘을 다하겠읍니다』
-제5공화국에 들어서 몇건의 고문사건이 있었는데 관련법률이 없는 것도 아닌 처지에 이런 일이 왜 자꾸 발생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결국은 운영의 문제지요. 앞으로 그 방면에 종사하는 기관원들의 정신자세와 교육문제등에 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법조인으로서 우리인권상황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범죄수사의 경우 제대로 인권보호를 하자면 과학수사를 할 수 있는 만큼의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결국 사람의 힘만으로 하다보니 자백밖에는 증거가 없고 또 무리가 생기죠. 중요한 것은 수사하는 사람이 성급하지 않게 일하게 하는 분위기 조성입니다』
-특위는 언제까지 존속합니까.
『미리부터 존속시기를 못박아 둘 수는 없다고 봅니다. 존속시기를 유동적으로 해두어야 현안을 신축성있게 처리할수있지 않겠읍니까.』
민사소송법 분야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태두인 이위원장은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68세) 일기쓰기를 거르는 법이 없었고 법관 재직시 하루도 빠짐없이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드는등 근면한 일면을 보여왔는가 하면 아침산책과 출퇴근·식사시간을 시계바늘처럼 지킨다해서 동료들로부터「초침」이란 별명을 듣고 있다.
경기도양주태생으로 경기고와 경성제대를 나온 그는 최규하전대통령·민관직전국회부의장과는 고교 동기동창이다.
서울동대문운동장 맞은편에 주재황전대법원판사등 5명과 합동변호사사무실을 운영하고있으며 노모(90), 부인권태옥여사(65) 와 2남3여. <이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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