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당내 이견은 당연한 일" 이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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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령은 자유가 없는 사람>
○…전두환대통령은 25일 대구시의 업무계획을 보고 받은 후 각계 시민대표 1백50여명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근검·절약을 강조하고 대통령생활의 일면도 잠시 소개.
전대통령은 『지난 12대 총선을 앞두고 정부예산을 동결했을 때 선거용 선심도 써야하는데 예산을 동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민정당 사람들로부터 불평도 많이 들었다』면서 『따라서 12대 총선에서 민정당이 고전한 것도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오늘날 물가안정을 이루고 외채도 갚아나갈 수 있게된 것』이라고 술회.
전대통령은 이날 오찬 인사말끝에 가서 『대통령은 아무 때나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은 꽉 짜인 일정을 따라야 하는, 자유가 없는 사람인지도 모른다』면서 『이제 1년 남은 임기를 내년에 다 마치고 나면 바쁜 일정에서도 벗어나게 돼 여러분들과 다시만나 오랫동안 이야기도 나누고싶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박수. <대전=고흥길기자>

<인권지위에 눈총 따갑다>
○…노신영국무총리는 25일 하오 총리 대접견실에서 열린 인권보호특별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기본권신장은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강조하고 『정부는 앞으로 잘못된 제도는 고치고 운영이 잘못되거나 법 인식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면 널리 보완·개선, 인권보호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정부 입장을 설명.
이어 이영섭위원장은 『중지를 모아 우리 여건과 현실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써달라』고 당부.
회의에서 김두현위원(변호사)은 『위원회에 대해 인권신장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며 기대하는 눈이 있는가하면 미봉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눈총이 따가운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두도록 잘해보자』고 했고, 전숙희위원(펜클럽한국지부장)은 『외국에 나가보니 우리의 인권문제를 제일 걱정하더라』며 『실질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자』고 강조.

<공천권자 의중은 어떨지…>
○…민정당내에서는 30대인물의 원내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노태우대표위원의 25일 발언이 대외적으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나 공천권자의 의중이 어떨지 신경쓰는 눈치.
한 관계자는 26일 『30대 인물을 차기 국회에 다수 포용할 것이라는 노대표의 말이 나가자 청년층의 반응이 좋아 긍정적이더라』며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공천권자의 의중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더라』고 당내 분위기를 설명.
당내에서는 노대표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감안하면 실제의 청년층 영입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게 중론이어서 선언적 의미 이상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사대발상의 폭력대행진">
○…민정당은 26일 상오 노태우대표위원 주재로 당직자회의를 열고 신민당과 재야가 추진하는 3월3일의 박종철군 49제 행사에 대한 대책을 논의, 『야권의 대회는 폭력의 대행진이고 불법의 대행진이 될 수밖에 없다』 고 주장하고 즉각 중지를 촉구.
심명보대변인은 회의 후 『49제는 고인의 집안식구와 친구들이 모여 조용하고 엄숙하게 의식을 갖는게 관례』라면서 『야권이 이를 빙자해 평화행진 운운하는 것은 대대적인 군중동원과 요란한 가두시위를 획책하기 위한 핑계』라고 공박.
심대변인은 특히 『「슐츠」미국무장관 방한 등의 계기에 맞추고 사대발상적 인권명분을 내세워 야권에 대한 미국조야의 지원을 얻어내려 하고있다』고 꼬집으면서 『이 행사를 강행해 학원과 운동권을 부추기고 정부의 좌경척결의지를 약화시키려하고 있다』고 주장.

<국회소집에 야 각파 딴 생각>
○…신민당은 임시국회와 지구당개편대회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민우총재와 동교·상도동간에 미묘한 입장차이를 노출.
김영삼고문은 『고문문제도 중요하지만 경제문제 같은 것도 얼마나 중요하냐』고 국회소집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면서 『전당대회를 서두를 필요가 없으므로 지구당 개편대회도 천천히 하면 된다』고 조기전당대회 요구설을 부인.
반면 동교동측은 『헌특만 연계시키지 않는다면 국회를 피할 이유가 없지만 지구당개편대회에 역점을 둬야한다』고 다소 엇갈린 견해.
이총재는 임시국회는 고문조사를 위해 열어야 한다면서 지구당개편대회는 또 그대로 직선제대회처럼 성대히 치러야 한다고 양쪽을 다 수용.
주변에서는 이총재의 속뜻은 임시국회→여야대표회담→영수회담의 기회를 잡자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그러나 이번 국회소집과정이나 그 전후를 주시하면 이총재의 당내 위치가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알쏭달쏭한 예고.

<전당대회서의 경선 옹호>
○…신민당의 이민우총재는 26일 『아무리 단합된 정당이라도 전당대회가 임박하면 당내일부에서 경쟁자간에 이견이 생기는 법』이라며 『이는 민주정당에서 있을 수 있는 당연한 일』이라고 전당대회에서의 경선을 옹호해 5월 전당대회를 앞둔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묘한 여운.
이총재는 『전당대회는 당헌에 입각해 자유롭고 국민이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에서 치러져야만 신민당이 민주정당으로서 할일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해 조기전당대회 소집설을 일축하고 『국민들은 이러한 경쟁을 마치 당내분열로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

<지주오해 농가불안 해소를>
○…민정당은 26일 상오 황인성농림수산장관이 참석한 당정회의에서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농지임대차관리법의 시행령을 빨리 마련해 지주측의 오해와 임차농의 불안요인을 빠른 시일 안에 해소토록 정부측에 촉구.
회의에서 민정당측은 농촌실태조사결과를 토대로 지주들은 임차료수입과 논 값이 떨어지는데 대해 심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임차농은 속으로는 환영하고 있으나 지주의 눈치를 살피느라 대부분 침묵하고 있고 일부 지주들이 땅을 회수해버려 오히려 생계위협마저 받고 있다고 이 법 통과후의 실정을 지적.
민정당의원들은 현지에 가보니 지주나 임차농 모두가 왜 어려운 제도를 만들어 혼란을 일으키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 정부·여당에 불리한 여론이 조성돼 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법에 지금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야당으로부터 소신없는 정부시책으로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고 강조.

<신민당보 인권특보로 발행>
○…신민당은 당보인 「신민주전선」 22호를 처음으로 문공부에 등록한 인쇄소가 아닌 곳에서 지하신문 형식으로 발행.
「인권특보」로 편집된 이번호는 1면부터 4면까지를 대부분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과 복지원사건에 할애했으며 김대중씨 단독사진을 처음으로 게재.
이협 당보주간은 『지금까지 22호를 발행하는 동안 연판압수·발행중지 등 당국의 압력·방해가 없었던 적이 없어 부득이 인쇄소를 비밀장소로 옮겼다』면서 1차로 6만부를 발행,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대도시중심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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