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유림단체, 대통령 하야 촉구 '격문'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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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의 유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성균관 영주청년유도회'는 지난 14일 영주시청에서 '격 박근혜 대통령 하야(檄 朴槿惠 大統領 下野)'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국 유림단체들 중에선 처음이다.

7언 고시 형식의 84자로 쓴 시국선언문은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과 박 대통령의 무능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성균관 영주청년유도회는 "침묵과 소통의 부재가 지금의 비극을 불러왔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헤아려 결단하고,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의 이해를 떠나 계산하지 않는 정치를, 그리고 국민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황재선 회장은 "유림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입장을 내놓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해 회원 50여 명의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檄 朴槿惠 大統領 下野 (격 박근혜 대통령 하야)

父親後光衆所欺(부친후광중소기·아버지의 후광에 뭇 사람들이 속았나니)

何以無能國柄持(하이무능국병지·어찌하여 무능한데도 국정을 잡고 있는가)

用人不公萬事戾(용인불공만사려·인사가 공정하지 않으니 만사가 어그러지고)

守憲輕視國紀危(수헌경시국기위·국헌을 경시하니 국가 기강이 위태로우며)

有寵奸臣日已富(유총간신일이부·총애받는 간신들은 나날이 부유해지고)

無錢百姓日已萎(무전백성일이위·돈 없는 백성들은 나날이 시들어간다)

向來難堪民主退(향래난감민주퇴·지금껏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況於易從妖巫詞(황어이종요무사·하물며 요상한 무당의 말까지 쉽게 따르는구나)

過而不改過益甚(과이불개과익심·허물이 있는데 고치지 않으니 허물이 더욱 심하고)

賊仁賊義匹婦爲(적인적의필부위·인을 해치고 의를 해치니 일개 필부가 되었다)

玆檄統領卽下野(자격통령즉하야·이에 대통령에게 즉시 하야할 것을 권고하나니)

自不爲之民代之(자불위지민대지·스스로 하야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대신할 것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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