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개입한 도박사이트 적발…피의자 바꿔친 가수도 구속

중앙일보

입력

1조원대에 육박하는 도박자금이 오간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진과 이용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됐다. 이용자 중에는 가수 정진우(31)씨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인터넷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김모(42)씨와 대포통장 공급책 장모(34)씨, 도박에 참여한 가수 정씨 등 5명을 구속하고 권모(47)씨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운영진은 2011년 11월부터 지난 7월까지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 인터넷 도박사이트 서버를 설치한 후 유령법인회사와 대포통장을 이용해 이용자들로부터 총 9621억원을 입금 받아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들은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대포통장 계좌를 총 74개 개설했는데 대포통장 모집에는 서울 강남·강북, 전북 조폭 등 3개 조직이 가담했다.

가수 정씨는 지난 6월 이미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1588차레에 걸쳐 총 34억4045만원의 판돈을 걸고 불법도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과정에서 정씨는 2014년 10월 3360만원 상당의 인터넷 불법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될 위기에 처하자 지인 권씨에게 대신 조사를 받게 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권씨는 '절대 경찰에 출석하지 말라'는 정씨의 부탁으로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다 지난달 31일 불구속 입건됐다. 보컬 그룹 '엠투엠' 출신인 가수 정씨는 2013년 KBS 방송 '남자의 자격''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이 조폭 운영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적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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