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펀드 여기저기서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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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세계의 공장(工場)'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고성장을 계속할 경우 주가도 함께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최근 중국 위안화의 가치를 올리라는(평가절상) 각국의 압력이 가속화하면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중국 펀드의 이점이다.

◇어떤 펀드가 있나=미래에셋증권은 1일 '피델리티 대중국 펀드'를 판매한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미국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중국과 홍콩에 상장된 대형 우량주에 투자한다.

최소 가입 금액은 5백만원이고 투자기간에 제한이 없다. 9월 말까지 펀드에 가입하면 판매수수료를 깎아준다.

HSBC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중국 주식형 펀드'를 팔고 있다. HSBC에셋매지니먼트가 운용하는 이 펀드는 중국.홍콩 증시에 상장된 우량주와 주식연계 상품에 투자한다. 해외에서 먼저 판매한 이 펀드는 최근 3년간 수익률이 30%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자 국내에도 소개됐다.

삼성증권도 조만간 중국 상하이사무소의 인가가 나는대로 중국 펀드 등 관련 상품을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대한투자증권 국제영업팀 김경곤 부부장은 "투신운용사를 통해 직접 중국펀드를 만들거나 해외 상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홍콩 주식 공략=외국인들은 상하이 B시장과 선전 B시장, 그리고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H시장 등을 통해 중국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펀드도 이들 시장에 상장된 차이나모바일.HSBC홀딩스.허치슨왐포아 등의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올들어 최근까지 수익률은 8.5%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응후 국제팀장은 "중국은 1990년대 이후 해마다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미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에 따르면 2010년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속 성장에 따라 중국 기업들의 주가도 그만큼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민영화 작업 등으로 중국 정부가 보유한 주식이 시장에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어 수급상황이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다.

◇환차익 기대=중국펀드는 원화.달러화.위안화를 여러 단계로 환전하면서 운용된다.

중국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환전 과정에서 환차익을 낼 수 있다.

위안화는 94년 페그제(고정환율제)에 따라 달러당 8.3위안으로 고정돼 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으로서 각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를 계속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가 1년간 1억2천만원(약 10만달러.83만위안)을 중국펀드에 투자, 펀드 수익률이 5%이고 위안화가 달러당 7.9위안으로 5% 평가절상될 경우 선물환 마진까지 감안한 최종 수익률은 13%로 불어난다.

최초 투자액 1억2천만원이 '10만달러(환전)→83만위안(환전, 주식투자)→87만 위안(주가상승 차익)→11만달러(환전)→1억3천2백만원(환전)+선물환 마진(30원×11만달러, 3백30만원)→1억3천5백만원(최종 수익)'이 되는 것이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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